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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노조, 22~25일 줄파업…물류 차단으로 생산차질 우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10.22 10:51
수정 2024.10.22 10:52

올해 총 17차례 파업…참여인원 적지만 거점 점거하고 작업 방해

21일부터 집중교섭…노조 "파업과 타결은 종잇장 차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주요 거점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중앙쟁대위 소식지 캡처.

HD현대중공업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그동안은 생산차질이 크지 않았으나 노조가 파업 시간을 늘리고 주요 거점과 물류 동선을 막는 방식의 파업 집회로 공세 강화에 나서면서 앞으로 건조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22일 HD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매일 7시간씩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작업을 중단하고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8월 28일 중앙쟁대위 출범과 함께 단행한 3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총 13차례의 파업을 벌였다. 그동안은 파업 시간이 3~4시간 정도로 짧았고, 임금 손실을 무릅쓰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도 많지 않아 전체적인 작업 공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으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파업 시간을 늘렸을 뿐 아니라 기자재와 선박 블록 등이 오가는 주요 거점을 출퇴근용 스쿠터로 막아서거나 인원을 나눠 물류 거점을 점거하고 모여앉아 시위를 벌이는 식으로 선박 건조 공정을 방해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그동안의 파업은 생산차질이 크지 않았지만, 노조가 물류 차단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공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년여 간의 수주 호황으로 3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있다.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멈춘 시간만큼의 비용 손실은 물론, 납기 지연으로 선주사로부터 패널티를 물 우려도 있다.


노조는 파업을 벌이면서도 사측과의 교섭은 재개했다. 지난달 25일 26차 교섭에서 사측의 2차 제시안을 거부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으나, 약 4주 만인 21일부터 교섭을 재개해 앞으로 매주 월‧수‧금 집중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측은 그동안 임금인상 및 격려금 액수를 두 차례 노조에 제시한 상태다. 지난달 5일 기본급 10만2000원(이하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 등을 제시했다가 노조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며 줄파업을 벌이자 지난달 25일 교섭에서 2차 제시안을 내놨다.


2차 제시안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으로, 기존 제시안에 비해 기본급 인상폭을 2만500원 높이고, 상품권 30만원을 추가했지만 노조는 이 역시 ‘조합원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며 거부했다.


21일 교섭은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집중교섭에서 사측이 진일보된 내용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최초 요구안은 기본급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으로,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을 포함할 경우 19만4800만원에 달한다. 사측 2차 제시안과의 격차는 7만2300원이다.


다만 노조는 중앙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파업과 타결은 종잇장 차이에 불과하며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측의 의지에 달렸다”고 밝혀 사측이 조금 더 전향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면 교섭 타결에 이를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출범한 현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보다 부족한 제시안을 수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50만원 등 역대 최고 조건으로 교섭을 타결했다.


사측의 2차 제시안은 이보다 기본급은 4500원 낮고, 격려금은 20만원 적은 수준이다. 이 격차를 놓고 노사가 어느 정도씩 양보하느냐에 HD현대중공업의 올해 교섭 타결 여부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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