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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연체 또 늘었지만…더 단단해진 유동성 '방패'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0.18 06:00
수정 2024.10.18 06:00

돈 못 갚는 서민 많아져

건전성 관리 부실 우려?

위기 대응력 '문제 없다'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이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가 올해 들어서도 1조원 넘게 또 불어나며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이어져 온 역대급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쌓이면서 빚조차 갚지 못하는 서민들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이 받는 압박도 커지는 흐름이다.


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저축은행업계의 유동성 방패는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는 만큼, 일각의 부실 우려는 기우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9개 모든 저축은행들의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8조205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3%(1조3852억원) 늘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이 떠안고 있는 연체가 1조120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5.2%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SIB저축은행이 6016억원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이 4955억원으로 각각 0.2%와 39.4%씩 늘며 연체가 많은 편이었다.


이밖에 ▲페퍼저축은행(3701억원) ▲웰컴저축은행(3621억원) ▲다올저축은행(2750억원) ▲상상인저축은행(2704억원) ▲애큐온저축은행(2287억원) ▲OSB저축은행(2038억원) ▲바로저축은행(1991억원) 등이 연체 보유량 상위 10개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대출 연체가 몸집을 불리는 배경에는 높은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쌓여가는 이자 압박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이번 달 들어서야 인하가 단행되면서,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한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직후 0.50%까지 떨어뜨렸던 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한 2021년부터 저축은행업계의 대출 연체는 꾸준히 몸집을 불려 왔다. 저축은행 대출에서의 연체는 ▲2021년 말 2조5219억원 ▲2022년 말 3조9193억원 ▲2023년 말 6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의 질 악화로 저축은행이 받는 중압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실적까지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저축은행업계를 둘러싼 걱정의 시선은 계속 짙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3804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았다. 전년 동기 대비 2839억원 확대된 적자 규모다.


하지만 과도한 공포 심리가 불필요한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말로 부실을 걱정해야 할 만큼 저축은행의 기초체력이 약하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의 유동성은 눈에 띄는 개선 흐름이다.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사 대상 저축은행들의 유동성 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평균 231.7%로 올해 들어서만 39.6%p 급등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석 달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으로, 금융사의 단기 채무 지급 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유동성 비율이 높을수록 자금 관리에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연체가 누적되고 있긴 하지만, 이에 과거 부실 사태의 재현될 수 있다고 염려하는 건 억측"이라며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규제가 꾸준히 강화돼 왔고 관련 지표 상 버퍼도 충분한 만큼, 원칙대로 부실을 관리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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