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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다시 '전자 박람회'로…현대차‧HD현대‧두산 내년 '불참'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10.15 10:25 수정 2024.10.15 10:25

자동차‧중공업, 제품 사이클 등 감안하면 매년 참가 불필요

혁신기술 등 전시 아이템도 한계…'격년 참가가 대세'

GM 등 해외 완성차 기업도 필요시만 참가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4 현대차 전시관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며 전세계 혁신 기술의 경연장으로 성장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가 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비(非)전자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SK그룹 등과 함께 CES 단골 참여사였던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 자동차‧중공업 기업들이 내년 초 열리는 ‘CES 2025’에 모두 불참한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CES에 ‘개근’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규모 인파 집중이 제한된 2021년 처음으로 불참했고, 2023년에도 CES에 참가하지 않았다. 내년 CES까지 불참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격년 참가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다만, 현대차그룹 측은 일정한 주기를 두기보다 글로벌 시장에 혁신 기술을 선보일 필요성이 있을 때만 참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CES에 첫 참가한 두산그룹은 애초에 CES 참가를 2년 주기로 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2020년과 2022년, 2024년 등 짝수 해만 참가해 왔고, 앞으로도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그런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아직 내년 CES 참가 여부를 확정짓진 않았으나 불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CES 관련 준비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CES 참가 기업들은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의 CES 등록 신청 일정이나 전시 아이템 준비 기간 등을 감안해 늦어도 10월부터는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내 삼성 부스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이 삼성전자의 전시관에 대한 소개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들 3사는 CES의 범위 확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현대차의 경우 2009년부터 일찌감치 CES에 발을 들이며 신차는 물론 미래 혁신 기술들을 공개해 왔다. 완성차 업체들의 대표 전시회인 모터쇼보다 CES에 더 공을 들여왔다. 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20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UAM(도심항공모빌리티, 현재는 AAM-미래항공모빌리티로 개념 확장)과 PBV(목적기반모빌리티) Hub(모빌리티허브)로 구성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CES 2022에서 다양한 로보틱스 기술과 상용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데 이어 CES 2024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화두로 던지는 등 근래 들어서는 그룹의 미래 비전과 기술력을 공개하는 자리로 활용해왔다.


HD현대 역시 해양을 중심으로 한 사업 비전을 선포하고 건설장비의 무인‧전동화 등 미래 혁신 기술을 공개하는 무대로 CES를 활용했다. 두산도 CES 참가 초기에는 건설장비 위주로 전시 부스를 꾸렸으나 올해는 로봇, 무인·전기 소형 중장비, 소형모듈원전(SMR) 등 첨단기술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전동화, 무인화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자동차와 중공업 분야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가 긴밀하게 접목되며 비전자기업들이 CES의 한 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중공업 기업들이 CES에 매년 꼬박꼬박 참가할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CES 부스 운영을 위한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감안하면 ‘형식적인 참가’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자‧IT기업과 자동차 기업은 신제품 사이클 자체가 다르다. 전자‧IT기업은 주력 제품이 매년 교체되지만 자동차는 모델체인지 주기가 5년 이상”이라며 “미래사업 비전이나 혁신 기술 등을 공개하기엔 CES가 좋은 무대지만, 그게 아니라면 매년 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 뿐 아니다. 해외 완성차 기업들도 코로나19 이후 CES 참가가 뜸한 편이다. CES가 열리는 미국에 본사를 둔 GM도 지난해와 올해 CES에 불참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온라인 발표 등이 활성화되고 오프라인 전시회 못지않은 효과가 검증되면서 기업들의 CES 참여 의지가 예전보다 약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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