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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신협·수협 부실채권 24조…적자 조합들도 속출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0.14 14:01 수정 2024.10.14 14:13

고정이하여신 1년 새 10조 가까이 급증

지역 단위조합 3곳 중 1곳 손실 떠안아

농협(왼쪽부터)·수협·신협중앙회 사옥. ⓒ 각 사

농협과 신협, 수협 등 국내 상호금융 조합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0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2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건전성에 직격탄을 날리는 모습이다.


이처럼 불어나는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비용 부담에 전국 조합들 3곳 중 1곳 이상이 적자의 늪에 빠지는 등 상호금융권을 둘러싼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농협·신협·수협 상호금융 조합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총 24조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했다. 1년 만에 9조8243억원 늘어난 액수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여신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업권별로 보면 농협 소속 조합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14조7477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보다 5조8650억원 증가했다.


신협 조합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7조239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조원 넘게 확대됐다. 수협의 고정이하여신 잔액도 2조324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실채권이 증가하며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커지자 적자 조합도 잇따라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림조합까지 포함한 국내 4대 상호금융의 단위조합 2208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조합은 745개로 33.7%에 달했다.


조합별로는 1111곳으로 단위조합이 가장 많은 농협이 154곳에서 올 상반기에 적자를 냈다. 신협은 전체 886곳 중 441곳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협은 90개 조합 중 66곳에서 적자를 봤다. 특히 수협 전체 순손실은 159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배나 커졌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 시행에 따라 상호금융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게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보고 있다.


다만 상호금융은 금융당국의 직접적 관리를 받지 않아, PF 부실 우려 속 효율적인 부실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협은 금융위원회의 관리를 받고 있지만,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협은 해양수산수산부의 감독을 받고 있다. 산림조합의 주무관청은 산림청이다. 다만 신협의 경우 상호금융기관의 경영개선명령권이 금융위에 부여돼 있지 않다.


주무부처가 제각각이고 개별법으로 통제를 받다 보니 지역 조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상호금융조합도 동일업무,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며 "중앙회와 자산 규모가 1조 원 이상인 대형 단위조합은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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