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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소환 HD현중·한화오션...중대재해 고리 끊어내야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10.14 06:00 수정 2024.10.14 06:00

15일 경사노위 및 고용부 소속기관 국감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증인 채택

"지적 겸허히 받아들이고, 근무환경 개선에 힘써야"

이상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왼쪽)과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오는 15일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각 사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경영진이 나란히 국정감사 증언대에 선다. 이들 조선소 내에서 연이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국회가 직접 안전 관리 실태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 아직 양사 경영진의 출석 여부가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책임 있는 인물이 증언대에 올라 관련 질의에 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오는 15일 개최 예정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및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국회가 이번 국정감사에 이들을 불러들인 것은 국내 조선소 내에서 올해에만 13건의 중대재해로 17명이 사망하면서 안전 관리 실태 파악이 중요해져서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국회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에서는 올해만 4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지난달 초 조선소 선박 상부 30m 높이에서 건조 작업을 하던 40대 근로자가 떨어져 숨졌다. 당시 사망한 근로자는 주간 작업을 마친 뒤 야간에 추가 작업 요청을 받고 일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가스폭발, 익사, 온열질환 등으로 3명이 사망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도 올해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철제 블록에 깔리는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60대 근로자가 사망했다. 당시 함께 작업 중이던 50대 근로자 역시 큰 부상을 입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연이은 사업장 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강도 높은 질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을 향한 비판 강도는 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전 관리를 위한 양사의 대응에 차이가 있어서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조직개편 등의 안전 쇄신 노력으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여 시간동안 한 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경우 사업장 내 위험도가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음에도 대응에 미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확인되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의 ‘한화오션의 종합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 5000여건을 파악하고도 현재까지 개선률이 30%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번 종합진단이 올해 초 한화오션의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실시됐다는 점이다. 사업장 내 위험요소가 잠재해 있는 것을 파악하면서도 개선에 미흡한 모습을 보인 만큼 정인섭 사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점쳐진다.


현장에서는 사업장 내 중대재해가 잇따르는 원인은 작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데 있다고 본다. 조선사 노조 한 관계자는 "인력 부족 현상에 더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거액의 배상 피해는 이해가 가지만, 안전 조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작업에 투입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주업체 하청노동자와 비숙련공을 긴급히 현장에 투입하면서 사고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원·하청 간 안전을 위한 정보 교류 및 교육이 중요한데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원청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겸허히 지적을 받아들이고,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면서 "조선소들이 중형, 대형 가리지 않고 힘을 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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