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도 응원했는데' 두산, 최초 업셋 위기…이승엽 감독 "곽빈도 대기"
입력 2024.10.03 08:34
수정 2024.10.03 08:35
‘특급 시구’를 선보인 뉴진스 민지를 비롯해 홈팬들이 끝까지 응원했지만, 두산 베어스는 뒤집지 못하고 뒤집힐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서 전날 5위 타이 브레이크까지 치르고 올라온 kt 위즈에 0-4 완패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연패. 지난 가을에는 NC 다이노스에 완패(9-14)하며 탈락했다. 두산 사령탑 2년 차 이승엽 감독의 포스트시즌 첫 승 역시 미뤄졌다.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던 ‘에이스’ 곽빈(15승9패)이 초반 무너진 것이 치명타였다. 두산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 12승4패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곽빈이 선발 등판했을 때는 무려 6승을 거뒀다. 곽빈도 kt를 상대로 5승(평균자책점 1.51)을 따낼 만큼 강했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버렸다.
곽빈은 1이닝 5피안타 2볼넷으로 4실점한 뒤 0-4 뒤진 2회초 무사 1루에서 조던 발라조빅과 교체됐다. 그 사이 가을야구 경험도 풍부한 쿠에바스(6이닝 무실점)는 자신감까지 충전해 쾌투했고, kt는 승기를 잡았다. ‘베테랑’ 양의지가 빠진 두산 타선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도 “곽빈이 초반에 난조에 빠지면서 많은 실점을 했던 것이 어려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정리했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선착한 두산이 1차전에서 이겼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없이 오는 5일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었다. 예상 밖 완패로 두산은 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르게 됐다.
분위기는 오히려 kt 쪽으로 넘어갔다. 모든 상황이 유리했던 두산은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으로 몰렸다. KBO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신설된 이후 5위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는 모두 4위팀. 시리즈가 2차전까지 진행된 것도 두 번뿐이다.
최초의 업셋 희생양이 될 위기에 직면한 ‘2년 차 사령탑’ 이승엽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했다. 2차전 선발로 최승용(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내세우지만 긴 이닝 소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투수 교체를 통해 흐름을 내주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1차전에서 4이닝(58구) 무실점 호투한 빌라조빅, 선발로 등판해 38구만 던진 곽빈도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이승엽 감독 생각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는 이승엽 감독이 포스트시즌 첫 승을 이끌고 두산 팬들에게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