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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제 내년 예산 전액 삭감"…독립영화계, 점점 더 벼랑 끝으로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10.02 13:34
수정 2024.10.02 13:34

김동현 집행위원장 "현장 당사자와 전혀 협의되지 않은 결정"

2025년 영화발전기금에서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독립영화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 정책이 오히려 영화 산업의 다양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부터 독립예술영화제작 지원사업 예산은 대폭 감소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제 지원 예산은 24억원으로, 52억원 규모였던 지난해에 비해 54%가량 줄었다.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국제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으로 나뉘어 운영됐던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심지어 정부 지원을 받는 영화제가 기존 40여 개에서 10개로 대폭 감소했다.


정부의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예산 전액 삭감에 이어 영화제 지원 예산도 반 토막 나면서 여러 지역 소규모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놓였고, 영화인들은 꾸준히 이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결과는 내년 서독제 예산 전액 삭감으로 돌아왔다. 나아지는 커녕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국내 최장 역사를 가진 독립영화제로, 매년 1000편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는 독립영화계의 중심적 축제다.


1999년 영진위가 민간자율기구로 거듭나며 민관 거버넌스를 구체화한 최초 사례이자, 위원회에서 '독립영화'라는 명칭을 최초 승인한 상징적 사업이다. 또한, 국내 경쟁독립영화제로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 이래 2024년 50주년을 맞았다. 시상 중심의 행사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50회를 맞는 영화제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최초이다.


이에 서독제는 지난 달 26일부터 영화인들로부터 '서울영화제 전액 삭감 철회를 위한 연명'을 진행했다. 당초 영화인들 한정으로 서명을 받으려 했지만 관객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면서 대상을 넓혔다. 이에 4일 동안 단체 114개, 개인 5000명의 영화산업 관계자와 관객이 참여했다.


연명 참여자들은 영화제와 현 상황에 대해 "한국 영화계를 받쳐주는 것은 다양한 영화제다. 그 대표격인 서울독립영화제가 없다면 영화 산업 전체가 침체될 것"이라며 지적하는가 하면, "한국영화의 씨앗이 되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없다면 우리는 한국영화를 꽃피울 수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서독제는 이후에도 2차 연명을 이어가며 예산 삭감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내년 예산 전액 삭감 결정에 대해 크게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이번 예산 삭감은 독립영화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며 "영화진흥위원회는 문체부와 기재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영진위는 50주년 발간한 책에 서독제 개최를 성공적으로 평가까지 했다. 그만큼 중요한 사업이다. 사업의 형태는 변경되거나 발전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 당사자와 협의와 논의를 거쳐 미칠 영향력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번 결정은 모든 걸 생략하고 예산만 사라졌다. 영진위는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서독제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라, 독립영화 생태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며, 50주년을 맞은 만큼 그 상징성과 중요성은 매우 크다. 서독제는 단일 영화제가 아니라, 독립영화계에서 매우 중요한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라며"5000명이 서명에 동참해 주신 건 서독제 예산을 살려야 한다는 명령이자 주문이다. 향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예산을 지키려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삭감은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독립영화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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