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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살던 분' vs "사기 전과자"…영광 재선거 '네거티브' 과열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10.01 06:00
수정 2024.10.01 06:00

후보들 재산·전과·도덕성·자질 놓고

민주당·조국혁신당 '진흙탕 싸움'만

방안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 남발에

한동훈 "매표행위, 경매판 선거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장세일 전남 영광군수 후보에게 후보자 추천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10·16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이 상대측 후보가 보유한 강남 청담동 아파트를 거론하며 영광군에 단칸방도 없다고 지적하자, 혁신당은 민주당 후보의 과거 사기 전과를 들어 '도덕성' 이슈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경쟁을 벌이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와 장현 혁신당 후보를 둘러싸고 양측 중앙당 차원의 진흙탕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지도부가 직접 나서 장현 후보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인구 5만여 명 규모로 치러지는 작은 선거판이 전국선거 양상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후보는 본인과 가족 소유 논밭과 주택이 모두 영광에 소재한 토박이"라면서 "반면 혁신당 후보는 강남 아파트를 포함 전국 각지에 임야와 대지를 보유했으나 정작 영광에는 단칸방 하나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강남에 살다 오로지 군수 선거 출마를 위해 영광으로 전입했고, 영광군에 임차권조차 신고하지 않았는데 보증금 없는 이례적인 계약을 했거나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이야기"라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의심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혁신당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가 예산을 다뤄야 하는 군수를 뽑는 선거인데 사기 전과가 훨씬 심각하다고 볼 수 있지 않으냐"라고 반문했다. 선관위에 신고된 장세일 후보의 전과 기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89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2014년엔 사기·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9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10·16 재보궐선거 전남 영광군수 장현 혁신당 후보가 지난 14일 오전 영광군 물무산행복숲 황톳길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장현 후보 측도 반박문을 내서 "장현 후보의 청담동 아파트는 청약 당첨을 통해 1999년부터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배우자가 실거주 중으로 투기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장현 후보는 영광읍 주택을 무보증금에 임대료를 1년 단위로 일시 지급하는 2년짜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재산 항목에 영광 주택임대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을 뿐 영광에 임차한 주택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범죄경력과 세금체납 등 사실에 입각한 검증 과정을 통해 후보자 자질과 정책 중심 선거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차 내용 증명이 없다는 이유가 2개의 전과를 보유한 상황보다 나쁘다고 볼 수 있느냐는 반박이다.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호남 대전이 탐탁지 않은 분위기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이 스스로 '쇄빙선 역할을 하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쇄빙선 항로를 바꿔 본진을 향해 돌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당도 감정적으로 대응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번 재선거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 더 치명적인 경종을 어떻게 울릴지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 "혁신당은 어느 정당보다 윤석열 독재정권을 깨뜨리는 데 앞장서 돌격하고 있다"며 "'본진'에 위험 경고를 보내는 역할도 할 것이며, 더 빠르고 정확한 항로를 제시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본진을 향해 돌격'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재차 맞받았다.


각 후보의 '자질론'을 두고 신경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당 대표는 영광군 주민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현금 살포 공약'도 남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영광사랑지원금 100만원'과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조국 대표도 즉각 '영광행복지원금 120만원' 공약을 내세웠다.


다만 양측 모두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하고 있진 않다. 이 대표는 영광군의 '1인당 연간 예산'이 약 1500만원이라는 점을 들어 이 중 100만원을 절감해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고 했고, 혁신당 측은 "영광 원전에서 연간 500억원 정도의 지역자원시설세 예산이 지원되는데, 이같은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지급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재선거에 임하는 방식을 '매표 행위'로 규정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혁신당이 호남에서 하는 선거는 선거로 보기 어렵다"며 "그건 경매 아니냐. '받고 5만원 더' 이런 식으로 얼마를 주겠다는 식의 경매를 부르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을 주는데 그 재원은 원전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하겠다는 말도 들리던데 탈원전 하겠다는 분들이 원전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선거를 경매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10·16 영광군수 재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된다. 사전투표 기간은 11일∼12일 이틀간 실시된 후 16일 본선거가 이뤄진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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