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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2국가론' 연일 때리는 한동훈 "통일은 '선택'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일침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9.26 00:20
수정 2024.09.26 00:20

韓,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 참석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간첩법 개정·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 이어 '안보관' 강조

권영세 "임종석, 35년 지난 지금도 전대협 의장으로 살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단 79년을 돌아본다'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 제2차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놓은 '한반도 2국가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다시 한 번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앞서 간첩법 개정안을 부르짖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회복 등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온 한 대표가 통일을 고리로 다시 한 번 정통보수층을 겨냥한 안보관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25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권영세 의원이 개최한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 제2차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에게 통일은 선택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한 대표가 이 같은 발언을 꺼낸 이유는 지난 19일 문재인정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이 '통일'을 포기하고 '한반도 2국가 수용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통일론을 '당위와 관성, 강박관념'으로 규정하고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해당 주장에 비판이 커지자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두 국가 체제로 살면서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 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그 때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하냐"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터져나오자 여권에선 임 실장을 비판하는 발언들이 봇물을 이뤘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임 전 실장을 향해 "북한 가서 사세요"라고 촉구했고, 탈북민 출신 박충권 의원은 지난 23일 탈북민단체들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만4000명의 탈북민과 1000만 이산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임 전 실장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자신이 10대였던 1985년 밴드 '들국화' 1집에 소위 '건전가요'로 함께 수록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거론하곤 "이 곡을 들국화 멤버들이 아카펠라로 불렀다. 나는 '이렇게도 하네' 그 곡이 멋지단 점을 상기했던 기억이 갑자기 난다"며 "과거에는 주체사상파도 마찬가지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요즘 젊은 분들은 통일의 비용, 통일 과정에서 겪을 혼란, 우리의 생산력을 갖고 북한 주민들을 보호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이대로 살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한다"며 "북한 김정은이 '그 통일이 가능하지 않다, 각각의 국가로 영속적으로 지내자'는 입장을 내놓자 대한민국에 상대 당 주요 정치인들이 그 주장을 추종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노린 주장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반드시 언젠가 무너질텐데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 영토를 점령하는 것까지 용인할 거냐 하면 사람들은 역시 '그건 안 된다'고 한다"며 "우리는 통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통일 포기 주장에 동조하는 정치인이, 그것도 주류 정치인이 속한 당이 다수당인데 참담함을 느낀다"고 임 전 실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권영세 의원이 25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단 79년을 돌아본다'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 제2차 세미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대표가 임 전 실장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그의 안보관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 취임 이후 "안보는 민생"이라고 강조해온 한 대표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바꾸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형법 98조 개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전 세계에 스파이를 '적국'에 한정해서 처벌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는 보호해야 할 국익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했다는 의미가 아닌 대공수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간첩죄를 현실에 맞게 바꾸고 법을 적용해서 민생과 국익을 지키도록 반드시 부활시키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을 향한 날선 반응은 또 있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띄우자 평생 통일을 주장하던 한 분이 갑자기 통일하지 말자고 얘기한다"며 "예전에 북한을 추앙했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이다. 그분은 35년이 지난 지금도 전대협 의장으로 사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를 개최한 '북한 그리고 통일'의 연구책임의원인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분단의 벽이 세워진 지 79년 동안 통일을 위한 남북 상호 간의 노력은 소원해졌고, 남북 간 적개심과 이질화는 점차 심화하고 있다"며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은 반드시 이뤄야 하는 민족적 과제이기 때문에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조윤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도 "미·중 전략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은 미국의 안보공약이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한·미동맹은 과거 험난했던 동맹 간 신뢰 회복을 넘어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글로벌 포괄적 동맹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한 대표를 비롯해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김건·곽규택·박대출·박성훈·우재준·유용원 의원 등이 자리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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