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토론회, 시행 위한 답정너 아니길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4.09.24 07:00
수정 2024.09.24 09:00
野 의원 “토론회는 역할극” 문자 논란 확산
진정성 의혹 제기…각본 의한 공연 우려↑
치열한 논의 통해 시장 우려 씻을 결론 기대
“이번 (금융투자소득세) 토론은 디베이트(Debate) 토론으로 역할극에 일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 관련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설화(舌禍)가 발생했다. 금투세 시행과 유예로 팀을 나눠 5대 5 정책 토론회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시행팀을 맡기로 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토론회를 ‘역할극’이라고 표현하며 논의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당론을 결정하는 이번 토론회가 자칫 금투세 시행을 위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행사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이에 당 지도부까지 우려를 표하며 이 의원에게 사과를 종용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질 기세다.
이 의원이 개인투자자에게 직접 보낸 문자여서 정치권에서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만과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당 문자 메세지 말미에 “금투세를 하던 안하던 이대로의 주식시장은 부스터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점이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금투세 관련 논의가 자본시장 성장의 측면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란 의도로 받아 들여질 수 있어서다.
금투세 시행과 관련 이러한 민주당의 인식은 시장과 명확한 괴리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시행 관련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는 자본시장 위축과 주로 관련이 있어서다. 이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우려이기도 한다.
최근 한 증권사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며 1400만 주식 인구가 손실을 보고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드런(연쇄 채권 매도)’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하며 기업이 개인들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일부 야당 의원과 시장 참여자 간의 인식 차는 여전하다. 당내 금투세 시행 강성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달 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금투세 폐지를 한다고 주가가 오르겠느냐며 “기득권자들의 궤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역할극 발언은 이미 정해진 각본에 따라 이뤄지는 공연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울 수 밖에 없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야당의 금투세 관련 당론이 어떻게 결정될 지는 차치하더라도 토론회가 역할극이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논의를 통해 중지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논의 과정의 진정성이 사라지면 도달한 결론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자본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결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