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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문제, 그 시작과 끝은 그녀의 이미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09.23 07:07
수정 2024.09.23 07:07

항간의 루머, “윤석열보다 김건희가 한동훈 더 미워해”

金의 ‘철딱서니’는 준비 안 된 정도 넘어 행동거지의 문제

尹, 언제나 침묵으로 어영부영 넘어가려는 게 더 큰 문제

국힘의 필리버스터 포기는 더 방어 못 해주겠다는 것?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문제는 항상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김건희 여사 문제도 이미지가 시작이고 그것이 절대적이다. 그녀의 외모와 표정은 자연스럽지 않다. 이 부자연스러움과 그녀의 언행이 진보좌파 대부분, 그리고 보수우파도 일부는 그녀에게 강한 비호감을 갖게 했다.


그 비호감이 해가 갈수록 쌓이면서 남편 윤석열 지지율을 10%대로 바짝 끌어내리고 있다. 대통령 자신의 고집불통, 속 좁은 격노 정치와 합해져 악화일로다.


한 공인 여성의 이미지에 관한 품평을 주요 매체 지면에 활자화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옳고(Politically Correct, PC) 옳지 않고의 문제가 더 이상 아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여론 아닌가?


이미지로 인해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이 좋은 말을 더 못 듣는다. 자신이 또 나쁜 말을 듣게끔 한다. 한 번 각인된 이미지는 여간해서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김건희 문제는 난제 중 난제, 속수무책이다.


그렇더라도 추석 무렵의 대외 활동은 영부인으로서 선을 넘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자들이 많이 뛰어내리는 한강 다리를 찾아 고생하는 경찰관들을 격려하고 예방 시설을 둘러보면서 한마디 했다고 해서 그것을 ‘통치 행위’(진보좌파 신문들)라고 흥분하거나 ‘대통령’과 동격(이준석)으로 보는 건 난센스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초기에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받았다거나 부적절하게 행한 발언들이 자꾸만 터져 나오는 건 문제다. 윤석열도 준비가 덜 된 채로 대선에 나와 천운으로 당선이 된 것이지만, 부인 김건희는 더욱 준비가 안 돼 있었다는 증거다.


이러니 강경 민주당 지지자들은 물론 연성 진보좌파들도 “거 봐라.” 하는 것이다. 영부인이 준비가 안 됐다는 건 공부나 훈련을 말하지 않는다. 행동거지에 관한 문제다. 최고위 공직자 아내로서의 소양과 품격이 부족하다.


‘서울의 소리’라는 인터넷 방송과의 통화 녹음이 김건희란 사람의 생각, 취향, 지식, 목소리, 말투 등을 있는 그대로 일반 국민에게 알려 주었다. 당시 윤석열 지지자들은 할 말 다 하는,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반대 진영이나 중립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조심스럽지 않고, 아는 체하며,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다. 언젠가 사고를 칠 것 같은 위태로운 스타일로 본 것이다.


이후 그녀 관련 일들이 언론에 나고, 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특검 발의까지 하면서(물론 정쟁 목적의 악마화 작업이지만) 그 인상은 틀리지 않았던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터진 여당 공천 개입 의혹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김건희가 역대 영부인 중 누구도 하지 않은(못한), 정치를 하는 여사라는 국민적 반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종류였다. 어쩌면 나올 게 나온 사건이었다.


김영선에게 공천을 주느니 마느니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대통령 부인의 행동이다. 그녀가 이렇게나 ‘철딱서니’ 없었던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제3의 인물을 통해 (그런 얘기를) 주고받았다는 것 자체가 당연히 좋은 건 아니다. 실제로 성사됐는지를 떠나 대통령 부인이 여당의 공천 문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국민의힘 의원 김재섭)

윤-한 갈등이 처음 일어났을 때 “윤석열보다 김건희가 더 한동훈을 미워한다”라는 항간의 ‘카더라’ 방송이 있었다.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시끄러워지고 보니 그 ‘카더라’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김건희가 누구는 공천을 주고 싶고 누구는 빼고 싶은데,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이 돼 공천권을 쥐는 바람에 그게 무산된 좌절감이 그런 루머를 생산했을 수도 있었지 않을까? 김건희가 공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좌절했다면 윤석열은 그 10배로 분통이 터졌을 것이다.


윤-한 갈등의 진짜 원인은 김경률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정답 힌트를 이번 김건희 의혹이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김건희를 윤석열이 야단치기는커녕 극구 감싼다는 데 있다. 사과할 것은 깨끗이 사과하고 털고 가면 될 것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쉽다”라는 식으로 어영부영 넘어가려 한다. 사과해야 한다는 한동훈에게는 불효자식 막냇동생 대하듯 하고 말이다.


윤석열은 대통령이라는 2년 반 남은 임기와 소수 여당이지만 탄핵은 막고 거부권 이후 재표결 가결도 막아 줄 수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어서 거부권과 불통으로 버텨 왔다. 이것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표결 전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것이다. 어차피 통과될 법안, 며칠 늦추는 효과밖에는 없더라도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모양 차이는 작지 않다. 수비를 하다 골을 내주는 것과 그냥 노마크로 골을 먹는 것 비슷하다.


윤석열은 이번에 처음으로 집권 여당이 사실상 방어하지 않은 특검을 거부하게 됐다. 국힘이 방어를 포기하는 법안이 김건희 특검법 하나로 끝날까?


아무도 알 수 없다. 선거법 공소 시효가 지나 의원들이 (검찰 수사로부터) 해방되는 10월 10일 이후 위기가 몰아칠 것이라는 설도 있다. 오늘내일 그의 지지율이 19% 이하로 떨어진다면? 그럼 9월 위기다.


윤석열은 자기가 해야 할 일, 고쳐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지금 바로 성찰해야 한다. 인사-정책-공천 개입 얘기가 루머에서 사실로 바뀌고 있는 ‘문제 부인’을 계속 방어하려고만 하면 공멸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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