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본격화, 매매 못한 실수요 전세로 쏠리나
입력 2024.09.23 06:12
수정 2024.09.23 06:12
서울 전세가격 70주 연속 상승, 수급지수도 3년 만에 최고
“매매 실수요가 임대차로 가세…정부, 다양한 세제지원 등 대비해야”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 시즌에 돌입했다. 이에 이달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와 입주물량 감소 여파 등이 겹치며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수도권 0.12%, 서울 0.12%로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계속된 가운데 전주보다 상승폭은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7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도 연속 오르막을 걷고 있다. KB부동산에 의하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지난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역시 7월(114.7) 대비 1.4포인트 오른 116.1로 집계됐다. 월세 가격 지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 들어 초고가 전세 거래도 잇따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올 들어 신고된 전세보증금 50억원 이상 초고가 계약은 총 17건(15일 집계 기준)에 달한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 주택(빌라)까지 포함한 공동주택으로 범위를 넓히면 보증금 50억원 이상 초고가 전세 계약은 1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경기 지역에서의 전월세 가격 상승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R114의 집계 결과,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03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지만, 수도권은 지난해와 비교해 9% 감소한 8906가구가 입주한다.
이처럼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 경우 임대차 시장에서의 공급 감소로 이어져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지 못한 실수요가 예상보다 임대차 시장에 많이 가세할 수 있다”며 “매매시장을 억누른 효과가 임대차 시장으로 전이되는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8.8공급대책을 통해 비아파트의 공공 신축매입(임대 포함)을 확대하고, 민간혹은 미분양 임대사업자에 다양한 세제지원을 추진 중인 만큼 빠른 제도 적용을 통해 가을 이사철 수요 유입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