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선 설비투자 서두르는 시멘트 업계, “목표치 97% 집행”

15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6076억원이다. 이중 현재까지 5892억원을 집행해 달성률이 97% 수준에 달해 올해는 당초 계획을 초과한 투자액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시멘트협회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 급감, 재고 급증 등의 이중고에도 국내 시멘트 업계가 제품 생산 중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낮추기 위한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이슈인 온실감축을 위한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속적인 투자 규모 확대로 올해 예상되는 업계 순이익을 전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속에서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 전기요금 인상 등 여파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15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6076억원이다. 이중 현재까지 5892억원을 집행해 달성률이 97% 수준에 달해 올해는 당초 계획을 초과한 투자액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업계는 최근 5년간 급속도로 설비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429억원에 그쳤던 투자 규모는 올해 두 배에 가까운 6076억원이 목표치로 제시되며 증가했다.

이중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약 80% 수준을 차지하는데, 여기에는 SCR 설치 비용은 제외돼 있어 향후 SCR 설치에 본격 나설 경우 투자 규모가 급격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시멘트 업계 내에서는 향후 설비투자 집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에 회의적이다. 안정적인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최대 관건이지만 오히려 올해 상반기 출하량은 줄고 재고는 증가하는 등 실물지표는 악화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시멘트 생산량은 1년 전 대비 13%가량 감소한 2274만t에 불과했다. 출하량도 같은 기간 12%가량 줄어들면서 2284만t으로 집계됐으며 재고량은 출하량 감소에 따라 126만t으로 16%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하반기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고돼 있어 우려가 크다.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유연탄 조달비용과 함께 원가비중이 높다. 지난해 유연탄 조달비용이 다소 안정화됐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크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설비투자 조기집행 기조는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대비해 오염물질 저감 시설 투자 등을 최대한 앞당기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순환자원의 안정적인 사용 확대를 위해 관련 시설의 신설 및 증축으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국내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의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3194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지만 설비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은 고스란히 환경영향 저감 등을 위한 설비투자에 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일시적인 기저효과가 반영된 상반기 실적이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