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뮤지컬 내실 다져야”…창작진 육성에 발 벗고 나선 뮤지컬계
입력 2024.09.15 14:05
수정 2024.09.15 14:05
뮤지컬계가 장기적인 시장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창작진을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뮤지컬은 국내에서는 물론 최근 해외에 소개되면서 좋은 평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엔 한국의 유능한 창작진과 그들이 만든 작품이 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오픈런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극을 이끌었고, 한국 창작진이 만든 ‘어쩌면 해피엔딩’도 오는 10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여전히 티켓파워가 있는 일부 스타 배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업계는 좋은 창작진과 좋은 작품이 뮤지컬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 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업계에는 다양한 창작진 육성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공연제작사 ㈜라이브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손잡고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이하 ‘글로컬’)을 진행 중이다. 올해로 벌써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은 이 사업을 통해 ‘마리 퀴리’ ‘팬레터’ ‘아몬드’ 등 다수의 뮤지컬이 배출됐다.
이밖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 산실도 올해로 15년째 이어오고 있고, CJ문화재단과 우란문화재단 등 민간에서도 뮤지컬 창작진 발굴을 위한 투자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개인이 뮤지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앞장선 사례도 나온다. 한국 뮤지컬계를 이끌고 있는 김문정 음악감독은 ‘시즌엠 아카데미’를 오픈했다. 다양한 교육 시스템 및 커리큘럼으로 국내 최고 예술 인재를 양성하고, 아카데미에서 양성된 창작진 작품 개발 지원 및 육성 등 한국 뮤지컬 발전의 선순환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뮤지컬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외국 스태프들이 ‘우리가 전수해 준다’라는 태도를 취했다면 요즘은 우리 배우와 창작진, 관객에 놀라 한국과 일해보고 싶다고 한다”며 “지금까지는 라이선스라는 형태로 남들이 만든 것에 끼워 맞췄다면 이제는 우리 안의 단단함을 구축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뮤지컬 시장이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내실을 좀 더 다져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 뮤지컬의 미래들을 위한 시작의 자리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책임감이 있다”면서 “창작자들이 씨앗을 심으면, 그 이후에는 모든 분야에서 힘을 합쳐 성장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4년간 활동해 오면서 쌓아온 인적 자원들을 비롯한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창작자에게는 발판이, 제작자에게는 올바른 교두보가 되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며 “장기적인 계획으로 공모전 등을 통해서 더 많은 창작자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