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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점포 정리 가속화…갈 곳 잃은 고령층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9.16 07:00 수정 2024.09.16 07:00

4년 반 만에 증권사 점포 수 24%↓

핵심 지역 중심 통·폐합 사례 증가

소외층 투자 접근권 악화 대안 부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밀집란 서울 여의도 전경. ⓒ연합뉴스

주식 거래나 펀드 가입 등 투자 환경이 급속도로 디지털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점포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영업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조치이기 하지만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서 고령층의 투자 소외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증권사 점포 수는 788곳으로 작년 말(816곳) 대비 28곳 줄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점포 수가 3927곳에서 3919곳으로 8곳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큰 감소세다. 전체 은행 점포 규모가 증권사보다 5배 수준 더 많은데 비해 줄어든 점포는 증권사가 더 많아 감소율은 더 높다.


이런 현상은 올해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전체 증권사 점포는 1026곳으로 약 4년 반만에 238곳(23.2%) 감소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4661곳에서 3919곳으로 742곳(15.9%)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증권사들의 점포 감소세가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기존에 점포를 많이 운영하던 대형 증권사들의 감소 폭이 컸다.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말 125곳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65곳으로 5년 새 점포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삼성증권 역시 63곳에서 29곳으로 점포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반기 들어서도 해당 흐름은 현재 진행형이다. 실제 KB증권은 8월 말 이천라운지를 용인지점과 통합했으며 대신증권도 광주센터와 상무WM센터를 통합해 광주금융센터로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주식거래나 펀드판매 등 주요 업무가 대부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진행되고 있어 대면 거래 수요가 적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대형화를 통한 통합 자산관리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점포 통폐합을 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점포 통폐합은 비대면 영업과 모바일을 통한 금융투자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분산된 지점을 통합해 거점 지점을 대형화하고 고액자산가 영업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속화 될 것”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점포 감소가 여전히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소외계층들의 투자 접근권이 약화되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은행의 경우 점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폐쇄 여부를 결정하고 점포 폐쇄를 결정한 경우 대체 점포를 먼저 마련해야 하지만 증권사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지난해 10월 ‘금융앱 간편모드 활성화 TF’를 구성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고령자 등을 위한 간편 모드를 서비스할 수도 있도록 한 것을 증권사·보험사·카드사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현재 국내 은행 중 모바일 뱅크 앱을 서비스하는 모든(18개사) 곳에서 간편모드를 출시한 반면 증권사들 중에서는 실제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 금융당국에서도 증권업의 경우 은행업권과 업무 성격이 달라 도입이 쉽지 않다며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점포 역할의 방향성이 핵심 중심 상권 기반의 대형화를 통한 전문적 자산관리로 향하면서 점점 점포 수가 감소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령층의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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