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환 "강재원 판사님, MBC 직원들에게도 '인권' 있습니다"
입력 2024.09.06 20:24
수정 2024.09.06 20:24
오정환 MBC 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6일 성명 발표
방문진 이사 교체를 막은 강재원 판사의 '사법폭거'를 규탄하는 MBC 제3노조의 6일차 1인시위가 오늘 아침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진행됐습니다. 오늘은 저희 조합원 네 명이 참가했습니다.
저희들이 출근 시간에 맞춰 피켓을 들고 서 있으려면, 아까운 휴가를 쓰거나 교대근무 사이에 쉬지 못하고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부당노동행위에 시달려온 저희들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걸 강재원 판사에게 외치고 싶은 분노 때문입니다.
강재원 판사는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방문진의 이사로 재직하며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회공동체 내에서 인격이 발현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경제적 생활의 기초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법률상 이익은 인격권 및 직업의 자유의 각 보호영역에 포함된다”
임기가 끝난 방문진 이사들이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인격의 발현이고, 사회적 경제적 생활의 기초이고, 직업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게 자애로운 강재원 판사가 소속 노조를 이유로 차별받아온 MBC 제3노조 조합원들의 인격과 사회적 경제적 생활의 기초와 직업의 자유는 왜 그렇게 매몰차게 외면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7년간 MBC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방통위 측 변호인단이 강재원 판사에게 자세한 자료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읽어보기는 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이익이 법률가의 양심을 마비시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방문진 이사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MBC 경영의 관리 감독입니다. 그런데 MBC 안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지고 관련자들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이라면 권태선 등 방문진 이사들은 임기 중이라도 문책 되었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법정임기를 다 마친 그 방문진 이사들에게 강재원 판사가 기약 없이 그 자리에 앉아 계속 부당노동행위를 방조하라고 자리를 깔아줬습니다.
강재원 판사는 나중에 특정 정치세력의 비호 속에 잘 먹고 잘 살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다음 세대들이 법치주의가 무너진 전근대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앞으로 영문도 모른 채 법원에 끌려가 판사에게서 ‘네 죄를 알렸다’는 소리를 들으며 강재원 판사의 이름을 떠올리는 끔찍한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