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의 '스트레스'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9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강화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하였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9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강화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하였다. 동 제도는 ‘23. 12. 27일 발표한 '스트레스 DSR 제도 도입방안'에 따른 것이다. 9월 1일부터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 산정 시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은 2025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도 이미 발표되었다. 결국 대출을 받아서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은 대출금액 감소, 대출이자부담 증가 등 이중고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을 받고자 하는 채무자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는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누어 산출된다. 대출에는 차주의 모든 대출이 포함된다. 주택담보대출 원금상환액만을 고려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와 달리 DSR(Debt Service Ratio)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의 원금상환액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 및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하여 2017년 LTV, DTI 규제를 강화하였고, 2018년 하반기부터 DSR을 적용하도록 규제와 적용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DSR 제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의 질적인 개선을 통한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현재의 스트레스 금리 1.5% 그리고 수도권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 1.25%p 가 말 그대로 스트레스이다. 지금도 대출이자의 금리가 낮은 편이 아닌데 스트레스 금리가 더해지면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실수요자는 다른 대출제도와의 형평성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스트레스인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가격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부동산의 수요를 감소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수요자의 대출은 억제하면서 포퓰리즘적 정책대출제도는 확대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신생아특례주택대출, 보금자리론, 특례보금자리론, 내생애첫주택대출, LH 전세자금대출, 주택금융공사 전세자금대출 등 국민들의 표를 의식한 저금리 정책자금대출제도는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는데,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일반 주택담보대출만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출규제를 통한 집값 안정의 효과에 대해서도 확신이 부족하고, 규제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다는 인식도 있다. 스트레스DSR의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것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을 수 있다. 매수자금이 부족한 수요자는 수도권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하고, 현금이 많은 부자만 수도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부작용이 있고, 높은 대출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고소득자만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 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실수요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꼭 부정적이지는 않다. 스트레스는 생명체가 외부의 환경이나 내부의 변화에 즉각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대응방안을 결정하게 한다. 대응을 잘하게 되면 생존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고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 DSR의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관리한다면 차주에게 매우 소중하고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즉,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여 대출을 받는다면 미래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도리어 강한 적응력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이 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 DSR일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DSR에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미래의 상환리스크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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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