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우리금융發 생보업계 '지각변동'…당국과 틀어진 관계 '변수'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8.30 06:00
수정 2024.08.30 06:00

동양·ABL생명 인수 시 업계 6위 등극

"합병 시너지 효과 최소 2년 걸릴 것"

부당대출 제재 리스크에 무산 가능성

특례 조항 있지만…"과거와 사안 달라"

동양생명·ABL생명 사옥과 우리금융그룹 로고. ⓒ데일리안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에 안으며 생명보험업계 6위권의 보험사가 탄생할 지 주목된다. 문제는 이런 와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금융이 제재를 피하지 못하게 되면 인수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만큼 변수가 여전하다는 평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시장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동양·ABL생명을 인수했다. 당초 시장에선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가격으로 1조8000억원에서 2조원 정도를 예상했다. 이번 인수가가 1조549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보다 최대 5000억원가량 저렴하게 산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양사를 합병하면 생보업계 순위는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2조4402억원과 17조4707억원으로, 이를 합하면 49조9109억원이다.


생명보험사 자산 현황.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합병시 ▲삼성생명(280조4704억원) ▲교보생명(116조799억원) ▲한화생명(113조6177억원)▲신한라이프생명(57조5952억원) ▲NH농협생명(53조8435억원)에 이어 생보업계 6위 타이틀을 거머쥔다.


이번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는 그간 우리금융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5.3%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절차가 완료된 것이 아닌 상황이라 더 지켜봐야 한다"라면서도 "합병 시 앞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KB생명과 푸르덴셜간의 합병 사례를 보면 구조조정 등 비용효율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합병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기까지는 최소 2년정도는 봐야하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까지는 과제가 산적하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의 최종 인수를 위해선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금융지주의 경우 규정상 대주주 적격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만, 최근 손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 간 기관 경고 조치 등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신청일로부터 3~6개월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처한 우리금융 상황상 동양·ABL생명의 인수가 무탈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며 "당국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제재를 신속하게 진행될 경우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는 물 건너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특례 조항'을 적용해 심사가 면제될 수 있어 우리금융이 무난하게 동양·ABL생명을 인수할 수 있을 거란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지주회사법 제17조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편입하는 경우 금융위가 ▲사업계획 타당성 ▲재무상태 ▲경영관리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편입 심사'를 진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2항에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경우 금융 관련법이 요구하는 대주주 기준을 갖춘 것으로 본다는 '특례 조항'이 마련돼 있다.


특례 조항이 인정될 경우 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편입하는 경우 자동적으로 대주주 자격을 갖춘 것으로 간주된다.


KB금융지주는 2014년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금융당국 제재가 예고된 상태에서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 사례를 참고해 동양·ABL생명 인수에 서둘렀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과거 KB금융 상황과 현재 우리금융 상황은 다르게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KB금융이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겪었음에도 LIG손보를 특례 조항을 통해 인수할 수 있었던 상황과 현재 우리금융의 부당대출 사례는 다르게 봐야한다"며 "현 상황상 금융당국에서 특례 조항 적용 여부에 대해 승인을 해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 회장 친인척임을 강조하면서 몇 백억 규모의 부당대출을 받는 것은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해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 절차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