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맥락·과거 콘텐츠도 적극 소비"…Z세대, 어떻게 겨냥할까 [D:현장]
입력 2024.08.28 15:22
수정 2024.08.28 17:04
1분 내외 '숏폼 드라마' 향한 관심 전망
'팬덤' 겨냥 중요해진 예능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Z세대의 성향을 분석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는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BroadCast WorldWide, 이하 BCWW)이 열린 가운데, 중앙그룹에서 Z세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와 팬덤 예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인애 선임연구원과 JTBC 황오영 투자국장이 참석해 주제별로 대화를 나눴다.
먼저 김 연구원은 '드라마, 예능, 영화, 뉴스 중심으로 본 Z세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를 주제로 영화, 드라마, 예능 5대 키워드를 꼽았다.
김 연구원이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Z세대는 유튜브와 틱톡에서 '노맥락' 콘텐츠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영화나 드라마의 막장 전개도 재밌게 보는 세대는 Z세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드라마, 예능, 영화를 볼 때 스토리의 논리성이나 타당성보다는 재미와 흥미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한 세대는 밀레니얼, Z세대 순으로 높았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 영화 '핸섬가이즈'를 예로 들며 "여러 이야기가 혼합이 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혹자는 이런 감성을 B급 감성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Z세대는 이런 전개도 재밌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Z세대 예능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추리 예능을 비롯해 각종 연애 예능은 물론, 20년 전 콘텐츠도 소비 중이다. 김 연구원은 "이런 걸 보며 신선하게 여기고 밈을 생성해내고 있다"고 Z세대의 적극성을 짚었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성향을 분석한 결과, Z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에 대해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판타지적 요소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또한 "Z세대는 모든 과정에서 감정을 검색한다. SNS를 통한 실시간 반응을 통해 시청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감을 나누고 있다. 시청을 한 이후에도 검색을 하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스토리를 더 깊게 이해하고 정보를 이해하기보다는 반응과 평가를 있는 그대로 비교하고 싶다는 응답을 했다. 리뷰나 반응을 확인하는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쓰지만, 인스타그램이나 X도 타 세대에 비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츠로,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Z세대의 성향을 짚으며 숏폼 드라마의 주목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1분짜리 짧은 드라마를 세로로 보는 드라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12분 59초 분량의 스낵 무비 '밤낚시'가 개봉을 하기도 했는데, 앞으로의 초능력 소비 콘텐츠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세대의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팬덤 문화'다. 황 국장은 두 번째 세션에서 '팬덤 문화가 만들어가는 K-예능'을 주제로 '예능 트렌드'를 짚었다.
황 국장의 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환경이 다변화되면서 콘텐츠 소비는 과거에 비해 파편화, 개인화 돼 가고 있다. 황 국장은 "과거엔 방송국 앞에서 팬들이 줄을 섰었다. 그런데, 지금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덕질들이 확산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순 시청률 확보보다는 성공적인 IP·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이를 위해 팬들을 겨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하며 "조금 더 적극적인 소비,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시청하는 분들을 팬 또는 팬덤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콘텐츠 쪼개기, 갖고 놀기를 통해 확산하는 형태도 거친다. 구매까지 연결이 되는 경험을 통해 경제 효과를 창출해 낼 수도 있는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고 시장의 위축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방송사들이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라는 현실도 함께 언급했다.
그렇다면 팬덤 형성에 유리한 콘텐츠는 어떤 콘텐츠일까. 황 국장은 드라마보다는 예능이 '팬덤 형성'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드라마는 가상을 바탕으로 한 현실과 가까운 장르다. 일시적이다. 보통 두 달이면 다 끝난다. 덕질을 위해 빠져들고, 인터렉션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조금은 닫혀있다. 그런데 예능은 현실에 가까이 닿아있고, 현실 기반으로 하고 있다. 레귤러 프로그램들은 덕질을 하고 싶으면 지속적으로도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시즌제 예능에 대해선 "피드백을 통한 개선 작업이 되기 때문에 팬덤 형성이 유리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비결에 대해선 '최강야구'의 사례를 꼽았다. 그는 "프로 스포츠 문화를 예능으로 풀어냈다. 이미 팬덤이 있는 분야를 자연스럽게 가지고 오면서 익숙함을 재미로 풀어내고자 한 게 전략이다. 공교롭게 Z세대가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며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연애남매'가 유발한 과몰입 또한 언급하며 "캐릭터를 빌드업하는 과정에서 많은 커뮤니티부터 시작해 SNS 쪽으로도 마케팅을 많이 했다. 서사가 쌓이며 캐릭터가 보이게 되고, 애정을 쌓아나가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계성도 남매라 특이하다 보니 반응도 즉각적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황 국장은 '최강야구'의 확장성에 대해 "'최강야구'라는 IP를 기반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방송을 연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어느 정도 반응을 얻고 나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로 확장이 됐다. 글로벌로 이 콘텐츠가 나간다는 의미다. 연출자와 처음 기획을 할 때 걱정을 했다. 야구는 팬덤이 탄탄하지만, 예능으로 많이 소진도 됐고 잘 안 되기도 했다. 그런데 연출자의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를 잘 살리는 역량이 뛰어나다. 그걸 믿고 시작했는데, 반응이 오기 시작하며 6개월 뒤 직관을 시작했다. 그 이후 팝업 스토어나 오프라인 접점을 늘려나갔다. 그러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