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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태풍까지” 외식업계, 추석 전 가격 인상 카드 꺼내드나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8.22 07:16 수정 2024.08.22 07:16

식재료 사용 빈도 높은 농축수산물 일제 상승

배달앱 수수료 인상, 음식값 가격 인상 부추겨

원두 가격 상승에 가성비 브랜드 중심 가격 인상 가능성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한 달째 이어지는 폭염에 최근 9호 태풍 종다리에 의한 침수피해까지 속출하면서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보통 먹거리 물가가 상승하는 추석을 지나고 가공식품을 비롯한 외식 물가가 인상되지만 올해는 식재료 상승분이 누적되면서 추석 이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6(2020=100)로 전월대비 0.3% 올랐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6% 올랐다. 공산품, 서비스 등 주요 물가 대비 가장 많이 상승했는데 7월 집중 호우 등 기상 악화와 더불어 복날 등 닭고기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는 상추(171.4%)와 오이(98.8%) 등 채소와 배(184.1%), 사과(27.0%) 같은 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냉동오징어와 김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1.0%, 58.1% 뛰었다.


사실상 먹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누적되면서 가공식품 가격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토마토 케첩이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오뚜기는 이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카레, 케첩, 소스 등 5개 품목 24종의 가격을 7~15% 인상한다. 작년 11월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철회한 지 9개월 만이다.


오뚜기는 대형 식품기업 중 내수 비중이 높은 편이다.


K푸드 열풍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수출이 늘고 있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이번 가격 인상을 본격적인 물가 상승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식가격은 이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는 이달 2일부터 아메리카노 등 음료 가격을 최대 600원 인상했고, 롯데리아는 햄버거 20종의 가격을 평균 2.2% 인상했다.


앞서 2월에는 노브랜드버거를 시작으로 5월 맥도날드, 6월 KFC 등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배달앱 1위인 배민은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9.8%로 인상했다.


중개수수료는 배달앱에 입점한 음식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이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인상분을 음식값에 전가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최근 몇 달 사이 식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더 이상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긴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용산구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전기요금이 작년 7월과 비교해 30%는 더 나왔다”면서 “손님이 좀 뜸한 시간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활용하고 있지만 매장 온도가 높으면 손님들이 들어왔다가도 다시 나가기 때문에 마냥 줄일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식재료에 더해 공공요금, 배달앱 수수료 등의 부담이 더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추석 전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통 추석 전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정부의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에 추석 이후 가격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져 추석 전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이란 얘기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커피 원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성비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는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커피전문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은 지난달 중순 최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피믹스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는 지난달 10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 가격 기준 톤당 4844달러(670만원)로 전년 대비 70% 이상 급등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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