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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녀’ 감독이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OTT용으로 재편집한다면? [OTT 내비게이션㉑]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입력 2024.08.19 10:31 수정 2024.08.19 10:31

웨이브, 쨍쨍한 2024 하반기 라인업 공개

원작 감독이 압축한 ‘내 이름은 김삼순’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리지널 예능 신작 ‘여왕벌 게임’에 ‘피의 게임’ 시즌3 공개

한석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김남길 ‘열혈사제2’ 기대 UP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한 장면 ⓒ웨이브 하반기 라인업 영상 화면 갈무리

드라마를 본편 그대로, 정속으로 봐야 제맛이라고 권유했다간 ‘꼰대’로 찍히기에 십상인 시대다. 볼 것 많은 세상, 50분짜리를 10분 안팎으로 줄인 영상으로 시간도 절약하고 본편을 볼까 말까 간을 보기도 한다. 심지어 늘어지는 편집으로 재미 떨어질 우려 없이 깔끔하다는 평가도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가 2024년 하반기 주요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여러 예능과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신규 공개작들이 즐비한 가운데 눈길을 붙들어 세우는 대목이 있다. 임수정 소지섭 정경호 주연의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김선아 현빈 주연의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이다.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각종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인터넷TV, OTT(Over The Top)에 추억의 드라마 두 편 추가된 게 뭐 대수냐고? 예단은 금물이다. 20년 전 드라마 ‘그대로’가 아니다. 줄였다, 그것도 당시의 연출 감독이 직접! MZ 세대의 ‘시성비’(時性比) 중시를 고려한 웨이브의 센스 넘치는 프로젝트다. 화질 역시, 현 시대 재생장치와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업그레이드했음은 물론이다.


OTT 최초 4K 감독판 리마스터링 ‘뉴클래식 프로젝트’, 근본 있는 신작의 탄생. 새롭게 재탄생된 고전(New Classic),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명작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미안하다, 사랑한다’쯤은 돼야 고전이라는 명명에 어울린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한 장면 ⓒ웨이브 하반기 라인업 영상 화면 갈무리

웨이브 박선주 매니저는 19일 데일리안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감독,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이 원작 핵심 스태프와 함께 직접 작업했다. 그 결과, 원작의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해 OTT 시리즈물 형태로 제공하게 됐다. 20년이 지난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시는 감독님들께서 시청자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4K 업스케일링, 음질 개선, 자막 제공 등 기술적 업그레이드로 시청 편의성을 높인 건 기본”이라면서 “시대적 감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메인스트림 서사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장면의 편집을 재구성했다. NCT 도영, 이무진, 쏠(SOLE)이 함께한 OST 리메이크로 힘을 보탠 감독판 리마스터링 작품”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실제로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은 지난 4일 종영 후에도 OTT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정은 최진혁 정은지 주연의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연출했다. 김남길 한가인 주연의 ‘나쁜 남자’(2010), 박보영 박형식 주연의 ‘힘쎈 여자 도붕순’(2017), 김정은 최원영 주연의 ‘나의 위험한 아내’(2020)도 그의 연출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감독 역시 에릭 정유미 주연의 ‘케세라세라’(2007), 한예슬 성준 주연의 ‘마담 앙트완’(2016), 김희선 김선아 주연의 ‘품위있는 그녀’(2017), 이유리 이민영 주연의 ‘마녀는 살아 있다’(2022) 등 꾸준히 인기작을 연출하고 있다.


2024 하반기 라인업 ⓒ웨이브 제공

웨이브는 이 외에도 상반기 사랑받았던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와 ‘연애남매’의 인기를 이어갈 예능작들을 선보인다.


먼저, ‘여왕벌 게임’은 수컷 군단을 이끄는 절대 권력의 여왕벌이 팀을 이뤄 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생존 리얼리티이다. 문명과 단절된 세계에서 여성 리더 6인이 각자 남성 3인과 한 팀이 되어 우승을 향한 대결을 펼친다. ‘솔로지옥’ 제작사와 ‘피지컬100’ 작가가 만났다. 여왕벌과 수컷이라는 철저한 계급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다툼, 정치 싸움이 관전 포인트라는 게 웨이브의 설명이다. 여성 댄스 크루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 장은실, ‘골 때리는 그녀’ 에이스 정혜인, 치어리더 서현숙,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 댄서 구슬이 팀을 이끄는 여왕벌로 출연한다.


인기 예능 ‘피의 게임’도 시즌3로 돌아온다. 서바이벌 최강자들이 숨겨진 규칙 속에 펼쳐지는 예측 불가한 전개가 화제를 낳으며 지난해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가운데 ‘누적 신규 유료가입 견인 수치’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이다. 시즌2에 이어 1년 6개월 만에 공개되는 시즌3는 시청자 사랑에 보답하고자 제작 스케일을 키우고 완성도를 높였다고 웨이브 관계자는 전했다.


신작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음식 다큐멘터리 장르를 개척한 이욱정 PD의 신작들을 웨이브가 가장 먼저 공개한다. 커피, 술 등 이욱정 PD만의 색이 담긴 ‘푸드멘터리’ 시리즈뿐만 아니라 반려견, 자동차,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밀착 취재한 신작들이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매달 베일을 벗는다. 9월의 다큐는 국내 최초 반려견 장수의 비밀을 파헤치는 2부작 다큐멘터리 ‘Long live the dog’이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식생활,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탐구하는 한편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을 기반으로 가슴 뭉클한 반려견 이야기가 감동을 함께 전한다.


드라마도 빠질 수 없다. 웨이브 오리지널 ‘페이스 미’부터 지상파 콘텐츠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열혈사제2’ 등 신규 드라마가 대기 중이다.


웨이브 제작의 ‘페이스 미’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나락으로 떨어진 유명 성형외과 의사가 우연히 범죄피해자 재건 성형을 하게 되면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다.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찾아가는 ‘부녀 스릴러’이다. 한석규가 딸을 살인자로 의심하며 딜레마를 겪는 프로파일러 역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김남길의 ‘열혈사제’가 5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다. 사제와 형사의 코믹 공조 수사극, SBS ‘열혈사제’2는 여전히 다혈질 성격에 불타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열혈사제 김해일(김남길 분)이 구담구에서 발생한 마약 사건을 쫓아 부산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남길을 축으로 시즌1의 주역 이하늬, 김성균에 새롭게 합류한 김형서(가수 비비)가 ‘범죄 타도 어벤져스’를 결성해 대형 마약 카르텔을 소탕한다.


드라마 ‘SKY 캐슬’ 이후 또다시 부부로 만난 김병철과 윤세아가 살인사건에 연루된 딸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KBS 2TV ‘완벽한 가족’,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전과자가 된 청년(변요한 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역추적 범죄 스릴러로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인 MBC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도 웨이브에서 전편 공개된다.


웨이브에 국내 작품만 있는 건 당연히 아니다. 2024 하반기 글로벌 기대작 NBCU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이 국내 최초 공개된다. 암살자로 변한 에디 레드메인의 액션 스릴러로, 영국 작가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10부작 드라마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대니쉬 걸’ 등 다양한 작품에서 메소드 연기를 펼친 에디 레드메인이 코드네임 ‘자칼’로 불리는 유능한 암살자 되어 영국 기관의 추적을 피해 전 세계를 누빈다.


OTT 전성시대, 세계 영상시장을 장악해 무한대의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거대 업체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한 곳만 결제하면 많은 걸 볼 수 있는 미덕도 크지만, 진정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여러 업체가 공존해야 하고 특히 우리의 정서와 역사를 대변하고 이어갈 토종 OTT의 생존은 필수다.


통신사에 따라 거대 업체와 웨이브를 동시에, 월 1만 원 이하로 볼 수 있는 서비스 등 다양한 요금제도 있다. 단순히 ‘우리 것이 좋은 것’이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잡아끄는 작품이 라인업에 있다면, 꼼꼼한 검색은 필수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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