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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이즈 베스트”…쇼 뮤지컬의 정수, ‘시카고’ [D:헬로스테이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4.08.15 09:02 수정 2024.08.15 09:02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여가수 벨마 켈리와 코러스 걸 록시 하트가 살인죄로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극작가이자 시카고트리뷴 기자였던 모린 댈러스 왓킨스(1896~1969)가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죄소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1926년 희곡으로 재창작했다.


ⓒ신시컴퍼니

‘시카고’는 무려 26년간 1만500회 이상 공연되며 현재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중 최장 기간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고전 중의 고전이자 ‘브로드웨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누적 관람객수 3300만명을 기록 중이다.

한국에서의 인기도 남다르다. 신시컴퍼니는 2000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시카고’를 처음 한국에 선보였고 누적 공연 1500회, 누적 관객 154만명에 이르는 놀라운 기록을 썼다. 현재 17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시카고’ 역시 대부분의 회차가 전석 매진됐다.


‘쇼뮤지컬의 정수’라 불리는 이 작품엔 ‘반전’이 있다. ‘시카고’엔 화려한 무대가 없다. 소품이나 무대 장치가 거의 없이 단출하게 꾸며진다. 배우들의 의상은 물론 무대는 모두 검정색이다. 무대 장치도 공연장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오케스트라 피트가 전부다.


이런 단출한 무대에 ‘쇼뮤지컬의 정수’라는 타이틀이 붙은 건 화려한 음악과 안무 덕이다. 오히려 심플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화려함 덕에 그 효과는 배가된다. 말 그대로 ‘심플 이즈 베스트’다.


ⓒ신시컴퍼니

무엇보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명곡 메들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시카고’의 대표 넘버 ‘올 댓 재즈’를 비롯해 여섯 명의 죄수가 살인 후일담을 전하는 ‘셀 블락 탱고’ 그리고 최근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복화술 장면인 ‘동시에 총을 뻗었지’(We Both Reached For The Gun)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가 이어진다.


기승전결의 일반적인 플롯을 갖춘 다른 공연들과 달리 ‘시카고’는 미국 보드빌 쇼 형식을 통해 스토리보다 각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관객이 그 이면에서 캐릭터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과 스토리를 유추하도록 한다. 사실상 스토리를 읽는 것보다 쇼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한 뮤지컬이다. 몇 번을 봐도 이 작품에 지겨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때문에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매우 중요한데, 이번 시즌에는 24년간 벨마로 활약해온 배우 최정원을 비롯해 정선아와 윤공주가 벨마로, 아이비와 티파니 영·민경아가 록시로, 박건형과 최재림이 변호사 빌리 플린을 연기한다. 무엇보다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흥행 주역들이 다시 뭉치면서 작품의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시카고’는 9월29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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