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부동산 지수 등장, “실거래 빠르게 반영한다는데…관건은 신뢰성”
입력 2024.08.14 06:53
수정 2024.08.14 06:53
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 통합지수시스템 KARIS 개발
내년 상반기 가격지수 발표…“주택부터 상업용, 매매부터 전월세까지 포함”
“데이터 가공 정확성·지수 관리 전문성 확보 중요…인력도 확보 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소속 공인중개사들의 실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통계 시스템을 구축한 가운데, 부동산가격지수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르면 내년 초 주택가격지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중 상가·토지 등 비주택 부문에 대한 가격지수를 발표한다는 계획인데, 지수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과제로 제기된다.
14일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5300만건 이상의 부동산 거래 데이터를 통계화한 ‘부동산 통합지수시스템 KARIS’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협회는 시장 환경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신규 부동산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통계자료를 제공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원 지수는 거래 후 30일 이내 마쳐야 하는 실거래 신고 데이터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최장 1개월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협회의 경우 소속 공인중개사가 사용하는 ‘한방 거래정보망’에 쌓이는 계약서와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대한 정보가 다음 날 시스템에 반영된다.
또 KB부동산의 경우 호가 조사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지는데, 협회는 정확한 계약 정보가 반영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상황을 더욱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협회는 아파트를 비롯한 비아파트, 상업용 부동산, 토지 등 부동산 유형은 물론 매매 및 임대차계약 등 계약 유형별로 통계를 산출하고 가공해 지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협회가 산출한 최근 2년간의 월간 아파트 매매 데이터와 국토부 실거래가를 비교한 결과 아파트 매매가격은 98%, 매매 거래량은 90% 이상 유사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관계자는 “실제 계약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산출하기 때문에 호가 정보에 비해 정확하고, 실거래가 정보에 비해서는 한 단계 빠른 것이 장점”이라며 “협회가 제공하는 지표는 실거래가보다 한 달 전 취합되는 지수다. 협회의 통계지수가 정확하다면 한 달 후 발표되는 실거래가 기반 지수가 비슷한 추세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협회의 부동산 지수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적인 전문성과 부동산 통계 운영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협회 관계자는 “기존 지수와의 비교를 통해 지수 안정화를 꾀할 예정”이라며 “찌수의 신뢰성을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홍보를 강화해 한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지수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기존 지수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공인중개사들의 거래 자료를 제일 먼저 수집할 수 있는 협회에서 지수를 발표하는 것은 객관성만 보장되면 바람직하다”며 “다른 지수보다 시장 상황을 더 빨리 반영할 수 있는 지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고 좋은 지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정확성을 보정해 나가는 것과 지수를 앞으로 유지·관리하는 데 얼마만큼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냐가 과제”라며 “데이터 수집체계와 지수산정체계가 논리적이고 전문성 있게 설득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