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황선우·우상혁, 파리 아쉬움 딛고 4년 뒤 함께 웃을까 [이제는 LA다①]
입력 2024.08.13 08:08
수정 2024.08.13 08:08
도쿄올림픽서 가능성 밝힌 뒤 국제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량 발휘
기대 모았던 파리에서 나란히 부진, 4년 뒤 올림픽서 명예회복 다짐
한국 수영과 육상을 이끌던 황선우(21·강원도청)와 우상혁(28·용인시청)은 공통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수영과 육상 불모지인 한국서 두각을 드러내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갔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로 부상했다.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오르기까지 과정도 닮았다.
황선우는 3년 전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부터 1분44초62로 한국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1위를 차지해 파란을 예고했다.
결선까지 진출했던 황선우는 경험 부족에 따른 페이스 조절 실패로 7위로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우상혁 또한 도쿄에서 2m35의 당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트랙&필드 올림픽 역대 최고인 4위를 차지했다.
도쿄 대회 이후 두 선수의 성장세는 매서웠다. 황선우는 올해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 남자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었던 황선우는 올림픽에서 대형 사고를 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우상혁은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써내려갔다.
자연스럽게 파리 올림픽에서 동반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파리에서의 성적은 잔인했다.
황선우는 주 종목인 경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결승 진출(준결승 9위)에 실패하며 충격을 안겼다. 자유형 100m에서는 예선 16위로 준결승에 턱걸이했다.
계영 800m에 집중하고자 준결승 출전까지 포기했던 황선우는 팀 동료들과 나선 결승에서도 자신의 속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6위에 머물렀다.
주 종목 자유형 200m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르며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수집했던 황선우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물이었다.
우상혁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에 그치며 7위에 머물렀다.
도쿄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던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예선에서 다리 부상을 당했고,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신장 결석에 따른 컨디션 난조를 보여 우상혁에게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우상혁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개인 최고 기록(2m36)에 훨씬 못 미치는 2m27에 그치면서 7위에 머물렀다. 오히려 도쿄 올림픽 때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동반 부진했지만 둘의 선수 생활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황선우와 우상혁은 4년 뒤 열리는 LA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황선우는 “난 아직 어리다. 충분히 4년 뒤 LA 올림픽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시 준비할 힘을 얻었다”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우상혁도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파리 올림픽은 끝났지만, 내 점프의 끝은 아니다. 2028년 LA 올림픽에서 불꽃을 다시 피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