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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에 유리한 국면...초호황기 길어진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08.12 13:39
수정 2024.08.12 14:47

해양진흥공사, 세계 발주 현황 보고

상위 10개 선사 발주, LNG가 1위

韓 조선사들 기술력 입증...경쟁력↑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수소천연가스(LNG) 운반선. ⓒ삼성중공업

바다 위 환경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세계 주요 선사들의 친환경 연료 선박 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들이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따른 호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SC(스위스), 에버그린(대만), 머스크(덴마크), 원(일본) 등 주요 글로벌 선사들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선박 발주를 늘려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선박 발주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해 현재 기준 발주 잔량은 1377척으로 조사됐다. 그중 LNG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 970척(7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메탄올 연료 226척(17%), 암모니아 연료 27척(2%)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 등 전세계가 지속적으로 바다 위 친환경 규제를 강화해온 결과다. IMO는 지난해 7월 해운업계 탄소배출량 목표치를 2008년 대비 '제로(Zero)화'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4월에는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이 '탄소세' 부과와 관련해 오는 2025년 10월 탄소세 최종안을 채택하고, 2027년 발효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럽연합 또한 지난해부터 회원국 간 탄소배출권 거래 프로그램인 'EU-ETS'의 대상 범위에 해운을 추가했다. 또 올해부터 유럽연합(EU) 역내는 100%, 역외는 50%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내고 연도별 단계적 관리 목표를 발표했다. 이같은 환경 규제는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원 세종대 지능기전공학부 교수는 "국제 항해를 하는 모든 선박은 규제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매년 규제를 검토하고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환경 규제는 국내 조선사에 기회로 작용했다. 부실 일감으로 수익성이 급락했던 조선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선별 수주 전략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수주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선사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전략이 먹혀 들어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도 LNG선박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에는 LNG운반선(110척)이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LNG운반선 뿐 아니라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고부가 선박도 수 십 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LNG운반선 수주 잔량만 95척으로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고 한화오션 역시 수주잔고의 75%가 LNG·암모니아운반선이다.


3~4년치 일감을 확보해 둔 국내 조선3사는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해 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LNG 운반선 수요는 전년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NG운반선 선가는 2억6400만 달러(3617억원)로 2년 전 2억3100만 달러(3160억원) 대비 500억 원 가까이 올랐다.


업계는 조선 3사가 대외 환경과 선별 수주 전략에 힙입어 올해 동반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실적이 매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2026년 2조원을 돌파하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엔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총 50억 달러(약 6조8800억원), 최대 20척에 달하는 LNG 운반선 발주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쟁력을 앞세운 국내 조선사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이 국내 조선업계의 호황을 도와주고 있다. 수주 러시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미 친환경 연료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 입증을 마친 국내 조선사들의 호황은 우리 기대보다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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