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 마시고 '이 병' 걸렸다
입력 2024.08.08 06:52
수정 2024.08.08 06:52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이 고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술지 '마이크로플라스틱'에는 오스트리아 다뉴브 사립대학교 의학과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2주간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 대신 수돗물만 마시게 했다. 그 결과 이완기 혈압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때 낮아진 혈압은 4주 후에도 지속됐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면 혈류 내 미세 플라스틱 입자 수가 감소해 잠재적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마이크로플라스틱에 "광범위한 연구 끝에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는 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5㎜ 이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물리적 마찰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발생한다.
이렇게 작은 입자는 여러 경로로 침투한다. 타액과 간, 심장 조직, 심지어 태반 등 신체 어디에나 존재해 면역 체계 변화와 대사 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혈압과 관련해 크게 위험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데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 농도에 따른 혈압 변화와 관련해 "플라스틱 입자의 섭취를 줄이면 심혈관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0년 미국 연구에선 기증받은 시신서 채취한 폐·간·비장·콩팥 등 47개 기관과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
이 밖에도 2021년 이탈리아 연구에선 6명의 출산부 중 4명의 태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같은 해 미국 연구에서는 신생아의 태변과 유아의 대변에서 PET 등 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다. 2022년 네덜란드 연구에선 사람 혈액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