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역대 최악의 폭락장…파랗게 질린 증시에 개미들 '패닉'(종합)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8.05 16:59 수정 2024.08.05 17:07

미국 경제 침체·중동 분쟁 등 악재 반영

장중 코스피·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

외인 1조5000억 '매도 폭탄'…2년 7개월 만

삼전·SK닉스 10% 하락…금융위기來 최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식시장이 역대 최악의 폭락에 직면했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코스피 지수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400대까지 밀렸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매도 폭탄을 던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는 극에 달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34.64포인트(8.77%) 급락한 2441.55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기존 일일 최대 낙폭 184.77(2011년 8월 9일)을 큰 폭으로 웃도는 등 역대 최대 낙폭이다. 지수는 장 중 한때 2386.96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14분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10%(216.97포인트) 하락한 2676.19를 기록하자 20분간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중단)를 발동했다.


코스피의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2000년 4월 17일(IT 버블 붕괴) ▲2000년 9월 18일(현대그룹 유동성 문제) ▲2001년 9월 12일(911테러) ▲2020년 3월 13일(코로나19 팬데믹) ▲2024년 8월 5일 등 6번 뿐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이날 오후 1시 56분 코스닥지수가 8% 넘게 1분 이상 급락하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역시 코로나 때인 2020년 3월13일과 3월19일 이후 처음이다. 역대로는 10번째 발동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역대 3번째다.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 국내 증시를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대형 기술주 실적 부진, 엔 캐리(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유동성 환경 악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1조5261억원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일일 순매도액이 1조5000억원을 넘긴 것은 2022년 1월 27일(1조7500억원 순매도)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꺾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주로 외국인 순매도세가 몰렸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8200원(10.3%) 급락한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4일(14.07% 하락) 이후 약 15년 10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이날 하루에만 937만4680주(6693억원)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기준 최근 5년 내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1만7100원(-9.87%) 하락한 15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15만원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 3월 20일(15만6500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 주식 101만2860주(1581억원)를 순매도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국발 경제 침체 우려와 더불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주식 매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추가 변동성 확대(하락)가 불가피하나 바닥을 찾아가는 흐름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려운 상황이나 차분하게 시기를 엿볼 필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