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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빌딩, 100억 헐값에 팔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8.03 05:17 수정 2024.08.03 05:17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맨해튼 건물들 ⓒ뉴시

한때 4000억원대를 호가했던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의 한 사무용 빌딩이 최근 100억원대 헐값에 매각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다.


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BS 리얼티 인베스터스가 소유한 맨해튼 50번가 웨스트 135번지의 23층 건물은 지난달 31일 경매에서 850만달러(약 116억원)에 낙찰됐다.


맨해튼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이 건물은 지난 2006년에만 해도 매매 가격이 3억3200만달러(약 4500억원)였다.


해당 빌딩의 경우 건물주와 토지소유주가 분리돼 있는데, 늘어난 공실로 인해 건물주가 매달 납부해야 하는 토지사용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게 헐값 처분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알려졌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맨해튼의 대형 사무실 빌딩 몇몇이 엄청난 할인율로 매각됐는데 일부는 이전 소유자가 지불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팬데믹이 뉴욕의 상업용 빌딩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최신 사례"라고 진단했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 이번에 매각된 맨해튼 건물도 사무공간의 35% 정도만 채워져 있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보다 70% 할인된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압류 규모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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