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해시레이트 다시 최고치 경신..."신고가 가능"
입력 2024.08.01 14:10
수정 2024.08.01 14:11
채굴 난이도·해시레이트 사상 최고치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수익성 회복한 채굴업체
BTC 매도보다 보유 선택…가격 상승 전망도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와 해시레이트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수익성을 회복한 채굴업체들이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보유 혹은 추가 매입하면서 가격이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90조6700억 해시레이트로 종전 수치 대비 10.50% 상승했다. 이같은 난이도는 제대로 된 블록 하나를 채굴하기 위해서 해시 90조6700억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투입되는 전체 컴퓨터 파워를 나타내는 해시레이트는 644.37EH/s를 나타냈다.
다음 난이도 조정은 약 13일 뒤로 0.18% 오른 90조8300억 해시레이트까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가상자산을 채굴하는 채굴자들의 평균 연산 속도인 해시율로 측정한다. 비트코인은 2016개 블록마다 해시율 수준을 측정하고 2주 주기로 채굴 난이도를 자동 업데이트한다.
비트코인 채굴자는 블록 보조금을 받으며 운영비를 충당한다. 그런데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블록 보조금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감소하며 수익성 압박을 받았다. 소규모 채굴업체들은 채산성 저하와 전력 비용 상승으로 도산되거나 대형 채굴 업체에 인수됐다. 채굴자가 줄어들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도 덩달아 하락했다.
반감기가 적용된 후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지난 4월24일 최고 수치인 88조1000억 해시레이트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난이도 조정부터 반등을 시작한 바 있다. 해시레이트가 반등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채굴자의 구조조정이 끝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파이넥스는 지난달 초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의 '채굴 보상'은 절반으로 줄었다. 운영 비용이 커지고 일부 구형 채굴기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보유분을 현금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며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2022년 약세장 저점에서 마지막으로 본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채굴자발 매도 압력은 정점을 지났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 비효율적인 채굴자들은 이미 항복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채굴 수요가 살아난 만큼 채굴자들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기보다 축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채굴기업 마라톤디지털의 살만 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더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매월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마라톤디지털은 1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라톤디지털의 대차대조표 보유량은 2만 BTC를 넘어섰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0.1%에 해당하는 규모다.
크립토퀀트 수석 애널리스트 줄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소형 채굴업체들이 물량을 매도하는 한편, 대형 채굴자들은 오히려 물량을 축적했다. 일부 채굴 상장사들이 밝혔듯이 이들은 비트코인을 매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플랫폼은 1월 이후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고, 클린스파크 역시 소량만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상승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비트코인 매거진 프로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자 수익이 50% 감소했다. 반감기 이전 수준으로 수익을 끌어올리려면 비트코인 가격이 12만8226 달러까지 상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해시레이트 회복은 비트코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관련이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회복세로 채굴자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공정한 대가를 받고 있는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시장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이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채굴 해시레이트와 난이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6만9000 달러를 돌파하며 채굴 수익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상승→수익성 향상→해시레이트 증가→네트워크 강화→매도압력 약화의 순환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