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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필요성 [윤희종의 스윗스팟]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07.31 08:09
수정 2024.07.31 08:09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 뱅크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은 누군가로부터 나의 본질에 걸맞은 의미를 부여받아야 비로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자연 또한 적절한 의미를 부여해야 우리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산을 골프장이나 공원 등으로 개발하자고 하면 극단적인 환경론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중에서도 자연은 당연히 자연 그대로 보호하는게 맞는게 아닌가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며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주장은 자연은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되묻고 싶다.


북한은 대부분이 민둥산이다. 민둥산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자연보호일까? 중국과 몽골 등지에 사막화되는 땅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가 매년 황사 피해를 입고 있는데 그 땅을 자연 그대로 방치하기보다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막아야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자연에 유용한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재화를 만드는 일과 같다. 유전에서 막 뽑아낸 원유를 생각해 보자. 정제하지 않은 그대로의 석유는 점도가 높은 유상(油狀) 물질로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하여 황, 질소, 산소 화합물 따위가 섞인 혼합물일 뿐이다.


하지만 원유를 정유소에서 일종의 분별증류를 통해 비슷한 끓는점의 기름 몇 가지로 정제하면 나프타, LPG, 경유, 휘발유, 중유, 등유, 아스팔트 등으로 나뉜 이 기름들은 각자의 용도에 따라 다른 곳에서 더 분류되어 플라스틱의 원료, 연료, 도로포장재 등 각자 알맞은 용도로 변한다. 자연 상태에서 검고 찐득한 액체에 불과한 원유에 가치를 부여해서 인간의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 뱅크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국토의 크기가 작은데다가 국토의 70%가 산지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용하는 땅의 많은 부분이 자연에서 개발과정을 거쳐 조성되었다. 척박한 땅을 농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국민들의 노력과 자본투자가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방조제를 막아 바다를 간척해 새로 얻은 땅 ‘새만금’은 현재 첨단기업이 속속 들어서는 국가산업단지와 수변 스마트 신도시, 글로벌 식품 허브와 동북아 마이스산업 중심지, 대한민국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용지로 본격 개발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골프장을 개발할 때마다 엄청난 반발에 부딪히곤 한다. 골프장을 짓는다고 자연이 망가지는 게 아니다. 자연을 어떻게 즐기고 활용하고 관리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산지에 골프장을 개발한다고 하면 근거 없이 산사태와 같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틀린 주장이다.


골프장 개발 시에는 비가 올 때 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배수 시설을 설치해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여 토양의 포화 상태를 줄이고 이에 따라 산사태의 위험을 줄인다. 또 골프장 조성 시 지반을 안정화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골프장에는 잔디와 나무를 심어 유지 관리를 하기 때문에 나무와 식물들이 뿌리로 토양을 잡아주어 침식과 붕괴를 방지하고, 지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준다. 끝으로 골프장을 개발하면서 경사면을 완화하거나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여 비가 왔을 때 물이 급격히 흐르는 것을 방지하고, 토양 유실을 막아준다.


인위적인 것은 무조건 안 된다는 자연 숭배 개념에서 벗어나 자연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불필요한 규제는 모두 풀고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우리의 산을 이용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아무 감흥 없이 지나치는 야산이 아니라 자본투자를 통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면 우리는 국토를 훨씬 넓고 용이하게 사용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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