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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준 기회라고” 흔들렸던 ‘16세’ 반효진, 슛오프 뚫고 쏜 금메달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7.29 18:48 수정 2024.07.30 05:11


사격 금메달 반효진. ⓒ Xinhua=뉴시스

‘여고생 소총수’ 반효진(16·대구체고)이 ‘하늘이 준 기회’를 살리며 한국의 역대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반효진은 251.8점으로 이 종목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세웠다.


전날 본선에서 반효진은 60발 합계 634.5점을 쏴 전체 1위로 본선을 통과했다. 반효진은 자네트 헤그 뒤스타드(노르웨이)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 632.9점을 뛰어넘는 올림픽 본선 신기록을 수립했다.


큰 기대를 모은 반효진은 적지 않은 부담 속에 결선에 나섰다.


공기소총 결선은 8명의 선수가 먼저 10발씩 쏘고, 이후 두 발씩 사격한 뒤 합계 점수가 가장 낮은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한다.


10발 사격을 마쳤을 때 반효진은 104.8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이후 두 발씩 쏘고 탈락하는 시리즈에서도 반효진은 16번째 사격에서 또 10.9점(만점)을 쏴 0.1점 차로 역전에 성공해 1위로 올라섰다. 21번째 발에서는 10.7점을 명중해 황위팅과 격차가 0.3점이 됐다.


반효진이 고득점 행진을 이어가자 흔들림 없는 ‘로봇’ 같았던 황위팅은 크게 휘청거렸다.


22발째에 9.6점을 쏘며 고개를 숙였고, 반효진은 1.3점 차로 앞섰다. 결선에서의 흐름을 볼 때, 반효진의 금메달은 확실시됐다. 금메달을 의식했을까. 반효진은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쏜 23번째 발에서 9.9점, 24번째 발에서 9.6점으로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슛오프까지 돌입했는데 반효진이 침착하게 10.4점을 쏴 10.3점에 그친 황위팅을 0.1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확정했다.


시상대 꼭대기 오른 반효진. ⓒ AP=뉴시스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취재진과 만난 반효진은 슛오프 직전 상황에 대해 “2위로 끝났구나 싶었는데 (스코어를 보니)끝나지 않았더라.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준 기회다’라고 생각했다”며 “슛오프에서 꼭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전날 여자양궁 단체전 금메달로 역대 하계 올림픽 금메달 99개를 수확했던 한국은 반효진의 금메달로 100번째 금메달을 쌓았다.


대구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반효진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만 16세 10개월 18일로 메달을 획득한 반효진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 강초현(당시 만 17세 11개월 4일)이 보유했던 기록을 경신했다.


반효진은 2020 도쿄올림픽이 개최된 2021년에야 처음 사격을 시작해 경력이 3년에 불과한 선수다. 반효진은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서도 최연소 선수다.


반효진의 금메달은 한국 사격 선수단 4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한국 사격은 대회 첫날인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을,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는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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