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큐텐 쇼크③] 1세대 이커머스 성공 신화 쓴 구영배, 그는 누구인가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7.27 07:07 수정 2024.07.27 10:43

오픈마켓 첫 도입...지마켓 창업한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무리한 인수로 큐텐 대금 사태 불러왔다는 지적도

이번 사태 계기로 이커머스 정산시스템 개선 추진 가능성도

구영배 큐텐 대표.ⓒ큐텐

현재 큐텐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영배 대표는 1966년생으로 대표적인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으로 통한다.


2003년 지마켓을 통해 국내에 처음 오픈마켓을 도입했으며 2009년 당시 오픈마켓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한 지마켓을 미국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듬해 싱가포르로 건너가 큐텐을 창업하면서 한 동안 국내에서는 활동이 뜸했다. 그러다 지마켓 매각 당시 이베이와 약속한 10년간의 겸업 금지 조항이 해제되면서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렸다.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2023년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인수하며 큐텐그룹은 쿠팡 대항마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위시와 AK몰을 인수하며 최근 2년 사이에만 5개 기업을 사들였다.


빠르게 몸집을 불린 반면 모기업이 큐텐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구 대표 외에 사모펀드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과 큐텐이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정도다.


국내에서 사들인 기업들도 전부 비상장 회사다 보니 연 단위로 보고하는 감사보고서 정도가 재무상황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인 셈이다.


최근 위메프와 티몬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구 대표와 큐텐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구 대표를 가장 첫 손에 꼽는다.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구 대표는 정산 지연을 겪은 판매자에 연 이율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지연 금액의 10%를 각 큐텐 플랫폼 내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제공하는 등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이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메프에 이어 티몬 본사에서도 환불 접수를 시작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판매자 이탈에 소비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악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한 여행상품이 취소와 함께 환불까지 지연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는 티몬·위메프 등에 대한 신용카드 거래가 막히고, 은행들의 선정산대출 취급도 중단되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에 이어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사태 진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피해액이 계속해서 불어나면서 단 기간 내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피해자 구제방안을 검토 중이고, 금융당국은 주주 측에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위메프, 티몬 등 큐텐그룹 내 주요 국내 계열사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라 당장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조업처럼 공장 시설이나 부지 등 큰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것도 아니다 보니 당장 자금 수혈이 어려운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큐텐그룹 수장인 구 대표에 대한 책임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무리한 인수 작업이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만큼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구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법률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더라도 큐텐그룹의 최대주주로서 현 사태를 불러일으킨데 따른 도의적인 책임마저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올해 국정감사에서 구 대표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는 물론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걸쳐 판매대금 정산시스템 개선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이커머스 기업 별로 판매대금 정산 주기와 방식이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당장은 정부나 정치권이 판매자와 소비자 구제에 집중하겠지만 향후에는 정산 주기 시스템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금 지급 방식도 기업이 직접 하기 보다는 금융기관에 대금을 예치하고 금융기관에서 판매자에 입금하는 식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큐텐 쇼크④] 긴 정산 주기·판매대금 관리 등 ‘허술’…“재발 방지책 마련해야”>에서 이어집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