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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판매 부진에도 또 역대급 실적… 하이브리드로 미국서 날았다 (종합)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7.25 18:23 수정 2024.07.25 21:04

2분기 매출액 45조 206억원, 영업이익 4조 2791억원

내수 판매 부진·전기차 캐즘에도… 북미 판매가 상쇄

하이브리드차가 '효자'… 미국 침투율 15% 기록

美 대선 예의주시…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 검토

현대차 양재 사옥 ⓒ데일리안 DB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내수 판매 부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한국, 유럽 등의 판매 감소를 완전히 상쇄해준 덕이다. 차는 덜 팔렸어도 재료비는 하락하고, 환율은 높아지면서 현대차의 수익방어에 우호적인 환경이 완벽하게 조성됐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현대차는 11월 미국 대선을 철저히 대비하고, 곧 가동될 미국 조지아 공장의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2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연결기준 매출액 45조 206억원, 영업이익 4조 279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0.7% 증가한 수치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과 내수 판매 부진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뒤엎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2분기매출은 44조 199억, 영업익은 4조 2181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현대차의 호실적은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2분기 글로벌 전체 판매량은 105만 7168대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고,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무려 9.6% 감소한 18만5737대, 유럽 시장 역시 6.1% 줄어든 15만7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5.2% 늘어난 31만여대를 판매하며 전체적인 감소세를 완전히 상쇄했다.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핵심에는 SUV,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믹스개선이 자리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500만원 이상 비싼 만큼,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된다. 2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지난해 9.1%에서 올해 11.6%까지 확대됐다. 북미, 내수,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확대된 것이다.


판매량이 줄어든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이 늘어나면 줄어든 수익성을 소폭 상쇄할 수 있다. 여기에 판매량이 15% 이상 늘어난 북미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면서 수익 방어에 효자역할을 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 수익성이 좋고, 하이브리드의 미국 침투율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경우 11% 수준에서 올해 2분기 15%까지 증가했다"며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세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내수, 유럽, 미국 등 대부분 권역에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와 원재료비 하락도 수익 방어에 큰 보탬이 됐다. 2분기 현대차는 환율로 인해 영업익 약 4000억원을 추가로 벌어들였다. 원자재 가격도 상반기 빠르게 낮아지면서 2분기 매출 원가율은 78.4%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기존 예상했던 가이던스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고환율 기조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전기차 둔화세로 하이브리드차가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하반기에도 미국을 중심으로한 판매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전무는 "어려운 시장 상황은 이미 사업계획에 반영돼있고, 오히려 미국에서의 선전, 우호적인 환율 등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시장에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출시됐기때문에,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 판매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원자재 추이도 상반기보다는 떨어지는 속도가 조금 둔화될 것으로 예상은 되고 있지만 안정적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환율 또한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수준에서 매출원가율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현대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거나 폐지할 수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차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한 만큼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안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전무는 "바이든이 트럼프가 폐기를 예고한 IRA, 반도체 법 등을 부각시키기 위해 보조금 지급을 보다 앞당겨 시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만약 집권을 한다면 보편적 관세 부가, IRA 폐지 또는 축소, 친환경 규제 완화 등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유불리를 따져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RA 축소에 대비해 전기차 캐즘과 맞물리면서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도 법인 상장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가 심사를 진행 중이며, 검토 속도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지만, 글로벌 4위에 올라있는 인도 시장에서 상장을 추진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 전무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의 검토 일정에 따라 상장 일정이 바뀔 수 있지만, 우리 기대는 올 연말 안으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인도 증권시장이 글로벌로 볼때는 4등이다. 또 인도 법인 자체가 물량이나 손익 측면에서 견고하고 타이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법인이 설립된지 근 30년이 됐기 때문에, 제 3 공장을 인수했고, 그거랑 맞물려서 제 2의 도약을 할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그 중 하나로 인도 상장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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