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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韓 닮았다… 인도 공무원 300대 1 '광풍'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07.22 18:00 수정 2024.07.22 18:00

ⓒ로이터 통신

인도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 경제 대국 반열에 올랐으나,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연방정부에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 72만 2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겼다. 이 자리에 2억 2000만명이 지원해 3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도의 공무원 열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진행한 6만명 규모의 경찰 채용에는 약 500만명이 지원했다. 또 2만 6000명을 뽑는 중앙정부 보안기관 경찰 채용에는 470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정부 부처 사무원과 운전기사 채용에는 7500개의 일자리를 놓고 260만명이 지원했다.


인도에서 공무원 인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민간 부문 내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2017년 이후 해마다 20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나 임시 농장 고용직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공무원은 정부가 정년까지 일자리를 보장해준다. 의료보험·연금·주택제공 등 민간에서는 얻기 어려운 혜택도 제공된다.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암암리에 각종 이권을 두고 뒷돈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9년째 공무원 시험에 지원 중이라는 수닐 쿠마르(30)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최고 연령인 32세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이라며 "취업만 된다면 10년을 고생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무원 열풍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보는 곳은 공무원 학원이다. 2014년부터 학원을 운영 중인 마루프 아흐메드 대표는 연간 약 3만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원 수강생의 취업률은 5∼10%에 불과하지만, 수요는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빠른 시일 내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제조 시설에 세제 혜택을 주고, 국방 부문에서 현지 조달을 장려하는 정책 등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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