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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기름집’ 옛말 됐다…정유사 2분기 실적 ‘풀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07.23 06:00 수정 2024.07.23 06:00

2분기 국내 정유업계 실적, 전분기比 하락

전방시장 수요 둔화·정제마진 하락 등 영향

대규모 투자에 재무 부담↑·이익 창출 지연

에쓰오일 석유화학시설(ODC) 전경. ⓒ에쓰오일

지난 1분기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이 2분기 꺾일 전망이다. 북미 드라이빙 시즌 효과 부진과 중국 내수 수요 둔화, 정제마진 하락 등 악재가 겹쳐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1분기 5862억원에서 3135억원으로,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1분기 4541억원에서 2분기 1663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부진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이번 1분기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직전 분기 대비 양호한 성적을 냈다. 정유 4사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5조600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만 1조8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GS칼텍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전방시장 수요 둔화와 정제마진 축소 등 영향에 실적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중국, 중동의 신규 정제설비 준공 및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수급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기조도 지난 3월 이후 증가세로 변화했다. 중국의 수출이 줄어야 아시아 지역 내 석유제품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미국, 유럽 등의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석유 수요 전망치는 하향조정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청정에너지 기술이 가속화됨에 따라 석유 수요 증가가 2029년에 정점을 찍고 수축하기 시작해 2030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54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제품 수요량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계절적 미국 드라이빙 시즌도 기대보다 부진했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은 대략 5월부터 8월까지 미국 내 자동차 여행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은 크게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싱가포르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8달러)와 전분기(7.3달러) 대비 크게 하락한 수치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마저도 넘지 못했다.


여기에 기업별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재무부담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투자가 일단락됐지만,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아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 E&S와 합병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에쓰오일도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마치고 공장 가동을 시작한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사는 2021년~2022년부터 올레핀 생산시설(MFC)과 중질유 분해 복합설비(HPC) 가동을 각각 시작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이익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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