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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지난 아이 거실에 홀로 두고…화장실 4시간 갇힌 父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07.22 11:30 수정 2024.07.22 11:30

ⓒ뉴시스

갓 돌을 넘긴 아이를 거실에 홀로 둔 채 화장실 문이 고장나 4시간 넘게 갇힌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22일 SBS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오늘 겪은 일…화장실 갇힘 사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제 막 돌 지난 딸내미를 키우는 평범한 30대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을 가려는데, 아이가 울어서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주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볼일을 보고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잘 열리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콧방귀를 끼었다. 체육 전공에 운동을 열심히 한 나름 건장한 남성이기에 이것저것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문 부수고 나가야지' 하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화장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두려움을 느낀 A씨는 배수로에 소리치기도 했다.


A씨는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오는데 군대에서 방독면 쓴 것처럼 산소가 부족해서 어지러웠다"며 "속으로 계속 '패닉이 오면 안 된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방법을 써서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지만 온몸에 땀이 나고, 숨도 안 쉬어지고, 거실에는 애기가 계속 울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변기 위에 올라가서 체중을 실어서 문을 세게 차봐도 움직이지 않았다"며 "갇힌 지는 4시간이 되어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집 CCTV를 자주 확인하던 아내는 아이가 몇 시간 동안 울어도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해 점심시간에 집으로 왔다고 했다.


A씨는 "나는 갇혀있었고 아이는 기진맥진인 상태였다"며 "결국 119 불러서 문 부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에 설마 갇히겠어? 갇혀도 문 부수고 나오자' 하는 안일한 생각을 다들 조심하셔라. 꼭 화장실 가실 때는 핸드폰이라도 들고 가시고 비상 연장 구비해두세요"라고 조언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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