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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불장’…빌라·오피스텔 거래 덩달아 ‘반짝회복’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4.07.18 06:27
수정 2024.07.18 06:27

5월 비아파트 거래량 일제히 증가

매매가↓ 월세↑…저점매수·임대수익 기대 커져

환금성 떨어지고 시세차익 힘들어…단기간 회복 ‘한계’

찬밥 신세에 놓인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거래량이 늘었다.ⓒ데일리안DB

찬밥 신세에 놓인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거래량이 늘었다.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가 높아지면서 임대 수익을 얻기도 유리해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비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18일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5월 전국 비아파트 거래량은 일제히 상승했다. 오피스텔 거래량(2778건)은 한 달 전보다 14.2% 큰 폭으로 늘었고 거래금액은 5295억원으로 2.6% 확대됐다.


연립·다세대주택은 같은 기준 6.5%, 단독·다가구주택은 5.4%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4.5% 늘었다.


아파트의 경우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회복되며 거래량이 늘어난 반면, 비아파트는 시장 침체 흐름이 이어지던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준 오피스텔 거래량은 전남이 한 달 전보다 350% 늘어난 108건을 기록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광주(51건)는 88.9%, 부산(430건) 61.7%, 경남(139건) 54.4%, 전북(42건) 44.8%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거래량이 늘어난 데는 아파트 매매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저점 매수가 가능해져서다.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단 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분기 대비 0.47% 떨어졌다. 서울(-0.26%→-0.13%), 수도권(-0.43%→-0.41%)은 낙폭이 줄었지만, 지방(-0.62%→-0.68%)은 하락폭이 더 커졌다.


시도별로 보면 대구가 –1.11%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광주(-0.90%), 인천(-0.67%), 부산(-0.64%), 경기(-0.61%)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은 떨어진 반면, 월세가격은 오름세다. 전세사기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전세 수요가 월세 수요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은 한 달 전보다 0.26% 올랐다. 직전 분기 대비 상승폭은 0.04%포인트 확대됐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은 지난해 2분기 보합(0.00%) 전환된 이후 12개월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다방에 따르면 올 1~5월 전국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10만5978건 가운데 월세 거래량은 6만9626건으로 65.7%를 차지한다. 1년 전보다 월세 비중이 4%포인트 더 커졌다.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 5.35% 수준으로 27개월 연속 상승세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포비아 현상이 비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번지며 연립·다세대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전국적으로 월세 거래 비중이 늘고, 월세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10대책을 통해 올 1월부터 내년 12월 말까지 준공된 전용 60㎡ 이하(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 비아파트(다가구·다세대·연립,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오피스텔 등)를 구입하면 취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이를 제외해주기로 했다.


정부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비아파트에 대한 기피가 짙은 탓에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와 비아파트 월세 상승에 따른 임대수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소 살아난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아파트 거래가 회복 흐름을 유지할 거라고 내다본다. 다만 비아파트 특성상 환금성이 떨어지고 아파트만큼 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긴 힘들단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역세권이나 대학가 인근에 위치해 임차 수요가 꾸준하거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함께 공급된 오피스텔 등 상품성을 갖춘 일부 물건은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내 집 마련’은 아파트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특히 부동산 침체기에 환금성이 떨어진단 점은 더 취약점으로 꼽힌다.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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