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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 가계대출 현장점검…전세대출 규제도 검토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07.12 11:10 수정 2024.07.12 11:14

15일부터 'DSR 규제 우회' 등 검사

대출관리 미흡하면 강력 제재 예상

전세대출 이자상환 DSR에 포함될 듯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안내문 옆으로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 뉴시스

금융당국이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에 은행권 대출 조이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들여다보는 동시에 전세자금대출도 규제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오는 15일부터 다음달까지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현장점검을 시작한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연초 세운 가계대출 경영 목표 수립 과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연초 세운 가계대출 증가 목표 비율(2~3%)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대출실적을 핵심 성과지표(KPI)에 반영하거나, DSR 규제를 우회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모기지에 대한 점검도 이뤄지며, 실제 주거 취약층에 공급됐는지도 따져볼 계획이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은행이 최우선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에서 미흡 사항이 발견된 은행은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직접 나서는 이유는 가계부채가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를 지속 해왔지만,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과 주택거래 활성화로 여의찮은 상황이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시중은행 부행장과의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주택 시장이나 금리 움직임을 파악했을 때 4·5월 (가계부채 증가는) 지켜볼 정도로 판단했지만, 최근 1~2주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과열될 조짐이 있어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약간의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석 달간 약 14조원이 늘어났다. 지난 2월(-1조9000억원)과 3월(-4조9000억원)에는 2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4월과 5월, 6월에는 각각 4조1000억원, 5조3000억원, 4조4000억원씩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포함)로 지난달에만 6조3000억원이 늘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출 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p) 올렸으며,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한 모든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상향한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5년 주기형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를 0.1%p씩 높였다. 하나은행과 케이뱅크 등도 일부 주담대 상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더 나아가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을 DSR 제도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로 가계부채 관리 규제에서 제외됐지만, 전세대출을 빼놓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DSR 적용 예외를 줄여 가계대출을 최대한 옥죄이겠다는 의도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세대출 DSR 규제는 전체적인 부동산 정책과도 맞물려 빠른 시일 내 시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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