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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김두관' 野 당대표 경쟁…김두관 출마 득실은 [정국 기상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7.10 05:00
수정 2024.07.10 05:00

金 "1인 독주, 민주당의 위기 깊다" 출마 선언

'이재명 일극체제 노잼 전대'에서 새 양강구도

민주당 '다양성 생존' 의미 李에게도 '꽃가마'

"유의미한 득표율, 金 '플랜B' 합류 효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4월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문화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두관 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군이 좁혀진 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의 등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굳혀졌음에도 김두관이라는 '반전 요소'가 등장하면서 출마 의중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이재명 사당화' 분위기를 상쇄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재명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둘 다 정무적 득을 볼 수 있는 '윈윈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두관 전 의원은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 정신이 깃든 세종특별자치시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대표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며 "분권은 정당의 획일화를 막을 가장 기본적인 장치다. 민주당이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줄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현 '이재명 일극체제'를 겨냥했다.


기자회견 이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르침을 새긴 김 전 의원은 1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이튿날인 11일에는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친노무현계의 적자(嫡子)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은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남해군수·행정자치부 장관·경남도지사를 거치며 이후 재선 의원을 지낸 야권의 대권 잠룡이다.


20대 총선 때 경기 김포갑에서 당선되며 수도권에 진출했으나, 21대 총선 부산·울산·경남의 구심점이 돼달라는 지도부 요청에 따라 '험지'인 경남 양산을에 도전해 당선됐다. 22대 총선에서는 영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낙동강 벨트' 격전장을 이끌었으나, 경남도지사 후보로 맞붙었던 적 있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에 패하며 원외로 돌아갔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9일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최근 당대표 선출 시 투표 반영 비율을 대의원 14%와 권리당원 56%, 국민여론조사 30%로 하기로 정한 바 있다. '권리당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강성 지지층의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전당대회를 약 40일 앞둔 시점에서 김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이 승리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은 많지 않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은 데일리안에 "김 전 의원이 주변 만류에도 어려운 길을 자처하는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복원하려는 의도"라며 "잃어버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살리고 1인 정당화로 가는 수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김 전 의원의 당대표 도전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간 민주당에 지적된 '사라진 다양성'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전략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재명 플랜B'로서 민주당 차기 생존책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내심이 녹아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당내에서는 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전 대표에 도전 의사를 밝힌 인물이 없어 이번 전당대회가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의 심심한 구도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었다. 김 전 의원 등판은 사실상 추대 형태가 될 뻔했던 당대표 선거 구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두관의 의지는 '노무현 스타일'이다. 이 당을 위해, 민주주의와 민주당을 위한 '경쟁'을 하자는 의미일 것"이라며 "승산이 없는 게임이지만 김 전 의원의 생각이 여론의 10~20%를 확보할 수 있고, 해당 수치가 민주당에 엄청난 힘이 됨은 물론 이 전 대표에게도 꽃가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등판은 '민주당의 독주'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할 수 있는 청신호를 마련한 것"이라며 "김 전 의원이 '이슈파이팅'에 성공해 이 전 대표와 매섭게 각을 세울수록, 민주당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김 전 의원이 대국민 메시지를 잘 던져 국민에게 큰 주목을 받는다면, 김두관도 살고 이재명도 살고 민주당도 살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대항마라는 명칭을 얻은 김 전 의원이 향후 당내 정치를 위한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민주당의 '플랜A'는 이재명 전 대표다. 그런데 '플랜B'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라며 "이번에 의미 있는 투표율이 나온다면, 김 전 의원도 플랜B에 합류하게 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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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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