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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초고액 자산가 유치 위한 서비스 강화 경쟁 ‘치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7.09 07:00
수정 2024.07.09 15:05

금투세 불확실성에 상속·증여 ‘세테크’ 수요 급증

NH, 리테일 특화 삼성證 출신 잇단 영입 ‘눈길’

신한·KB 등은 은행과 복합 점포·협업 조직 강화

NH투자증권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판교 Biz Plus 금융센터’와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센터의 PB들 모습.ⓒ각 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불확실성과 상속·증여에 대비하려는 초고액자산가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업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타사의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은행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등 ‘큰손’ 고객을 잡기 위한 빠른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절세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세무 상담과 세제 상품 추천 등을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WM)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고액자산가들을 전담하는 경쟁사의 스타급 프라이빗뱅커(PB)를 영입하고 강남권 등 부촌을 중심으로 센터를 개설하며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이 초고액자산가 브랜드 ‘프리미어블루’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한은경 삼성증권 강남SNI PB를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에 영입한 것도 이러한 일환에서 비롯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윤병운 대표가 취임한 뒤 소매금융(리테일)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면서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에 특화된 삼성증권 인력을 끌어 모으고 있다. 투자은행(IB)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리테일을 키워 IB 부문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리테일과 디지털 마케팅 기획·전략 전문가인 삼성증권 출신 박선학 상무를 신임 경영전략본부장(CFO)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사업부를 신설해 역시 삼성증권 출신인 이재경 전무에게 PWM사업부 총괄대표 자리를 맡기기도 했다.


이 전무는 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삼성증권 SNI본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PB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지난 2021년 삼성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이동해 프리미어블루를 이끌어왔다.


은행 계열 증권사들이 복합·특화 점포를 만들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WM 협업을 강화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22년 압구정에 은행과 증권사를 합친 프리미엄 자산관리센터인 ‘KB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열었고 지난 4월에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에 2호점을 냈다. 연말에는 도곡에 3호점을 선보일 예정으로 추가적인 PB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30일 ‘KB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반포센터 오픈 기념식에서 양종희KB금융그룹 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이재근KB국민은행 행장(뒷줄 왼쪽 두번째), 김성현KB증권 대표이사(앞줄 왼쪽 일곱번째), 이홍구KB증권 대표이사(뒷줄 왼쪽 다섯번째), 광고모델 이영애씨(앞줄 왼쪽 세번째)가 고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B금융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3일 신한은행과 WM 협업 조직을 신설했는데 증권·은행 고객 모두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WM 그룹장이 은행과 증권 겸직으로 증권 자산관리부문과 은행 WM 그룹을 총괄하면서 자산관리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다.


이같은 VIP 특화점포에서는 회계법인과 연계된 승계·증여 등 세무 관련 서비스와 은행과 협력한 절세 방안 전략 등이 제공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절세와 자산 승계 등 자산관리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투세 등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컨설팅을 받으려는 자산가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에 고액자산가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거나 상품별 세제 혜택을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초고액 자산가들이 높은 상속·증여세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증여 방식과 세테크(세금+제테크)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증권사의 역할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사 고객들의 상속·증여, 연금에 대한 문의는 전년 대비 1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속·증여 및 금투세 도입에 따른 절세 방법을 고민하는 고액자산가들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폭넓게 운영하고 있다”며 “지금 전문가 집단을 키우기보다는 투자·절세 관련 전문성이 갖춰진 PB들을 영입하거나 은행과 협력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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