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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총선, 중도·좌파 대역전극 연출…"극우 막자" 판세 뒤집어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4.07.08 16:08 수정 2024.07.08 21:51

프랑스의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에 속한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5일(현지시간) 지역 주민들을 만나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실시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깨고 1당에 올랐다. 참패가 예상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포함한 범여권 앙상블은 2위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1차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과 그 연대세력은 3위로 밀려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총선 개표결과 NEP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182석을 차지해 1당 자리를 차지했다. 1차투표에서 참담한 성적을 냈던 마크롱 대통령의 앙상블은 168석을 얻어 2위였고, RN과 그 연대 세력은 143석에 그쳐 3위에 머물렀다. 앞서 2022년 총선에서는 앙상블 245석, NEP 131석, RN과 그 연대세력은 89석을 각각 얻은 바 있다.


1차투표에서 불어닥친 극우 돌풍에 위기를 느낀 NEP와 앙상블이 성사시킨 반(反)극우연대가 효력을 발휘한 데다 높은 투표율에 반영됐듯 '극우 저지' 기치를 내건 유권자들이 막판에 결집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앙상블이 1당 지위확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월 1989년생 34세의 나이로 임명돼 역대 '최연소' 총리로 화려하게 등장한 지 반년 만이다.


아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밤 내가 대표했던 정당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일 아침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선 재선에 성공한 만큼 의원 활동은 이어간다.


ⓒ 연합뉴스

특히 NFP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6월 9일 임시 총선을 요청한 이후 결성된 사회주의자와 생태학자, 공산주의자,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동맹이다. 이들 정당은 이전에 서로를 비판해 왔고 이념과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으나 극우파가 정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블록을 형성하기로 결정했다.


NFP는 현 정부가 통과시킨 연금 및 이민 개혁을 폐기하고 서류미비 이민자를 위한 구조기관을 설립하며 비자 신청을 용이하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생활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생필품 가격에 상한선을 두거나 최저 임금을 올리기를 원한다.


프랑스 정국은 예측이 쉽지 않다. 어느 정치세력도 과반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향후 정부구성 및 의회운영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NEP와 앙상블 등이 연합할 가능성이 크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조기 총선 ‘승부수’로 유권자 지지를 잃으면서 정부 운영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2027년까지인 임기는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BBC방송은 어느 한 세력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연립정부 구성이 향후 정부 운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은 "좌파 연합이 중차대한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 돌풍을 격퇴하며 승리했지만,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며 ‘헝 의회’와 함께 교착상태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헝 의회(Hung Parliament)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의 의회를 뜻한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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