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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경찰서, 또 강압수사?…"반바지 입고 강아지 쓰다듬었다가 성추행범 몰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7.08 11:05 수정 2024.07.08 11:05

"군대 갓 제대한 아들을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고 가"

경찰 "사건 당시에는 충분히 개연성 있었어…무고한 상황은 아냐"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뉴시스

최근 무리한 성범죄 수사로 논란이 된 화성동탄경찰서에서 강압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남성의 사례가 나왔다. 짧은 반바지를 입고 쭈그려 앉았다 공연음란죄로 입건된 20대 남성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건인데, 이 남성의 부모가 경찰의 강압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8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및 뉴스1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쯤 60대 여성 A씨는 화성시 영천동 한 거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20대 남성 B씨와 마주쳤고, B씨는 쭈그려 앉아 A씨의 반려견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갑자기 A씨가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후 112에 "어떤 남성이 제 강아지를 만지면서 특정 부위를 보였다"고 신고했다.


신고 접수 시각은 오후 8시7분으로, 해가 늦게 지는 여름인 데다 가로등까지 켜진 상태여서 주변이 비교적 밝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B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입건하고, 소환해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당시 B씨는 속옷 없이 반바지만 입은 상태였으며 반바지 길이가 상당히 짧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 강아지를 쓰다듬은 건 맞지만, 일부러 (성기를) 보여준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B씨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사유로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화성동탄경찰서 자유게시판

B씨의 부모는 지난달 28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자유게시판에 '작년 우리 자녀도 똑같은 일을 여청계에서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려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20대 남성에게 성범죄자 누명을 씌웠다는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동탄 헬스장 화장실 사건'이 발생한 지 5일 만에 나온 추가 피해 사례였다.


해당 글 작성자 C씨는 "여청계 여성 수사관님 작년 거의 같은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시느냐"며 "군에서 갓 제대한 우리 아들을 성추행범으로 몰고 가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무죄추정의 원칙은 고사하고 조사 과정 중 증거도 없이 허위 자백할 때까지 유도신문과 동료 수사관의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 등(을 한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첫 조사 당시 B씨에게 반바지를 입혀 보고, 성기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C씨는 "결국 최종진술서를 제가 편철 요청했으나 조사관은 검찰 기소했고, 이후 무혐의 받았다. 이후 또 기소했는데 또 무혐의 났다"며 "저는 당신들을 무고와 형사법 관련 고소할까 생각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에 매달리기 싫어 그만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신들 실적은 모르겠고, 앞날이 창창한 친구들을 그렇게 만들고 싶느냐"며 "신고에 의존해 증거 없이 없는 죄를 자백하라고 하는 건 모해위증에 가까운 범죄 아니냐. 범죄를 단정 짓고 범인으로 몰고 가는 당신들에게 (경찰)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의혹이 이어지자 경찰은 '동탄 헬스장 화장실 사건'과는 본질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CCTV영상과 신고자 진술 사이에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상 피해자가 깜짝 놀라 도망치는 장면과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혐의가 충분히 인정됐었다”며 “그래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결정했었다"고 뉴스1에 전했다.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선 "공연음란죄가 성립하려면 고의가 있어야 한다"며 "검찰은 설령 (성기가) 보였다고 하더라도 고의가 없었다고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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