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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방분권 일타강사' 이광희 "지방의회 부활, 충북도가 앞장서겠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7.07 08:00 수정 2024.07.07 13:16

충북도의원 지낸 후 곧바로 국회 입성

"당원 중심 주권 주의 도당 만들고 싶다

지방의원 의정 지원·예산 조직권 보장

李 일극체제? '별의 순간' 와있는 것"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곤조곤한 목소리와 달리 힘 있는 눈.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첫인상이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를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의 전직은 도의원이다. 충북에서 지방의원을 지낸 후 국회에 입성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20여 년간 지역을 위해 힘써왔던 그가 지난 24일 충북도당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의원과 만남에 앞서, 지방의회가 고질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고 현실성 있는 대책에 관한 대안이 궁금했다. 지난 3일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이 의원의 의원실을 찾았다. 도의원 시절, 매일 의회로 걸어 출퇴근할 당시 집필한 풀꽃 책을 보여주는 그에게 강한 지역에 대한 애정과 활기를 느꼈다. 그의 눈빛은 청주를 넘어 충북도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지고 있었다.


"마이너리티였고, 입바른 소리 잘하고 능력은 있는데 써먹으면 가시 같은 사람이었다. 한편으론 시민운동가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철학과 비전을 적당한 타협 거리로 만들고 싶어서 타협한 적도 별로 없다. 기회를 주신 청주시민들과 당원들에 증명하고 싶다."


인터뷰 내내 그는 지방소멸 위기와 지방분권, 국가 균형발전 문제를 족집게 일타 강사와 같이 짚어줬다. 그가 오랫동안 정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지역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공감대'에 있었다. 이 의원은 지방의원이 어느 상황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고난을 겪을지 등을 낱낱이 꿰고 있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의 기획, 집행을 책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그에게 포부를 물었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초선이지만 정치 신인은 아니다. 충북도당위원장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 궁금하다.

"지금의 민주당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 구조로 바꿔서 지방의원들에 의정 지원을 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피드백을 받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 또 선거에 도전하려는 정치·경제적 기반이 없는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충북도당을 앞장서 만들고 싶다.


도당 자체가 당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형태로 운영되길 바란다. 당원 중심 주권 주의가 되는 도당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20년이 넘도록 지역 민주 당원으로 느꼈었던 부족함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지역 사정에 가장 밝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

Q. 도의원으로 바닥부터 올라오면서 이른바 유리 천장을 뚫은 사례인데, 국회의원으로서 바라보는 현 정치의 모습은 또 달랐을 것 같다. 어떤가.

"국회는 이견을 조율하고 협상하고 합의하는 자리다. 대립도 필요하고 투쟁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극단적 대립만 이어진다. 역대 이랬었던 국회는 없다. 지금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서 요구하는 바에서 단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정치를 잃어버린 집단이 된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분이다. 정치가 뭔지를 모른다. 대한민국이 삼권분립의 나라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오로지 검찰 권력으로만 통제할 수 있고 지시와 순응에 의한 통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짐이고 왕이라고 여기는 '통치'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미 대한민국이 그로부터 벗어난 지 오래됐는데, 리더십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도 민망할 정도의 정권이다."

Q. 현재 지방의회법에 힘을 많이 쓰고 있다. 당선된다면 어디에 정책 역점을 둘 생각인가? 조직·예산권 등 구체적 방안은

"국회의원으로서, 도당위원장으로서, 또 다른 역할로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당원주권주의라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상태다. 저도 공천·당원 혁명으로 선출이 됐고 당원들의 뜻을 어떻게 잘 받아들이냐가 중요한 시대에 진입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도당위원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도당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당원들이 요구하는 바를 수용도 해야 하고, 전부 다르게 실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지방 권력은 중앙정부·지방정부의 8대 2 구조에서 단 한치도 나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 그 20%밖에 안 되는 권한도 단체장에게 집중되어있다. '시장(市長)주의'에 의해 지역이 봉쇄되면 시민의 권리는 굉장히 왜소하고 작아진다.


지역으로 내려가 보면 소위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가 많이 붕괴해 있다. 건설사 사장이 언론 사장을 겸임한다든지 행정 권력이 워낙 세지면서 의회 학교 언론 등을 잠식해서 그렇다. 저는 지방의회 시스템을 일단 강화하는 것부터 복원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외부 동력을 줄 수 있는 '정당'이 있으므로 변화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시민적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존재로서 위치해야 한다. 문제는 힘이 너무 없고 약화해 있다. 지방의원들은 사실상 공무원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상태다. 지방의회가 독립적으로 국회처럼 예산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법에서 가능한 건 '지방의회법'을 만들어서 지방의회가 예산 조직권 등 의회적 구성 요소를 갖게 만든 것이다. 의회적 권리를 획득하게 되면 한 발 더 나갈 기회가 생기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당이 의정 지원을 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다."

Q. 최근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지구당 부활'이 떠올랐다. 중요하게 여기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와도 맞닿아 있는데 불법정치자금의 창구라는 점 때문에 역사로 사라졌었다. 이에 관한 생각은.

"하는 게 맞다. 노회찬 의원이 돌아가면서까지 추진하려고 했던 지구당 부활을 추진할 생각이다. 풀뿌리 조직인 지역당과 당원들의 보다 활발한 접촉과 활동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분들은 정치 부패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폐지됐던 1987년과 비교해 돈의 흐름 자체가 투명해졌다. 예전과 같은 병폐는 이미 많이 사라졌다. 당비가 걷혀 있는데, 여러 제한에 묶여서 당원 교육 등 써야 될 곳에 못쓰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위원장들은 현수막만 만들고 지역 곳곳에 현수막만 남발하는 실정이다. 맞지 않다고 본다."

Q. 시도당 위원장은 임기가 2년으로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손에 잡는다. 어떻게 보면 지방선거에 한해 당 대표보다 큰 권한을 갖는 것이다. 주안점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

"저는 공천권을 제가 갖지 않고 당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간 해당 문제에 대해 각 지역위원회 위원장들의 입김이 셌다. 제가 도당위원장을 하면 웬만하면 다 당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물론 반발은 셀 것이다. 국민의힘은 시도위원들에게 돈 받고 공천을 줬다 걸린 분들이 많지 않나. 그런 공천권이 당원들에게 있고 당원투표를 한다 그러면 어차피 경선할 건데 부정부패가 어떻게 일어나겠나."

Q. 국회 행안위에서 활동하게 됐다. 어떤 현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가.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물을 생각이다. 첫 번째는 오송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대한 부분을 확실하게 좀 파헤치고 지적을 하려고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최근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나는데 현 정부가 안전 문제에 둔감할 뿐만 아니라. 되게 무능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시민의 안전 부분을 챙기려고 생각하고 있다.


세 번째는 현 정부 들어와 세수가 적게 걷혀서 적자 폭이 60~70조에 달한다. 발생한 적자를 어디에서 메우려고 할까.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예산을 15%씩 삭감하고 있다. 가뜩이나 지방은 굉장히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 있는데, 어떤 피해를 받는지 또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살펴보려 한다."

Q. 더민주전국혁신회의소속이다. 친명계 위주로 꾸려질 '이재명 2기 지도부'와 일극체제라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러면 안 되나. 어떤 당 대표가 자기가 일을 하려고 하는데, 자기하고 뜻이 안 맞는데 골고루 자리를 나눠줘 일이 안되게 만드는 지도자가 있을까.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활용하려고 하지 않겠나. 사람들은 회사에서 '왜 사장님 마음에 드는 사람만 쓰냐'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사람을 써야지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거로 생각하니까 쓰는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지도부의 전반기와 후반기가 다르다고 본다. 이재명 전 대표가 처음에 당선된 후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을 다 썼다. 그 당시 얼마나 혼란스러웠나. 심지어는 같은 당의 당 대표를 데려다가 수사하라는 일까지 벌어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수많은 대통령 후보와 수많은 당 대표를 역임한 경험이 있다. 어떤 당 대표는 카리스마 있게 그 사람 중심으로 쭉 추진해 나가던 분도 있고, 어떤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된 날부터 흔들려서 보수와 통합을 고민하는 후보도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다.


일극 체제라는 단어가 맞는지도 의문이다. 강력한 지도부가 들어섰을 때 대통령 후보가 하나밖에 없었던 적이 문재인 전 대통령 때도 그랬고 이낙연 당 대표 때도 그랬다. 거기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나타났던 거고 그게 이재명 대표인데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됐을 때 또 다른 어떤 더 인기 있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나.


어쨌든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인 것이다. 오래전부터 민주당 안에서 경험을 많이 한 사람들은 일극체제라는 비판 두려움이 없다. 거대 양당 모두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종인 어르신이 이야기하듯이 이재명 전 대표에게 별의 순간이 와있는 것이다."

Q. 22대 국회 입성하면서 세운 다짐과 당원과 충북도민, 청주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정말 잘하고 싶다. 지역민들한테는 지역구에 있는 민원 해결도 잘하고 지역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민주당에선 야당이 집권당이 되는 일에 일조하는 당원으로서 역할 하고 싶고, 국민에겐 현재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 시키는 게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마이너리티였고, 입바른 소리 잘하고 능력은 있는 데 써먹으면 가시 같은 사람이었다. 한편으론 시민운동가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철학과 비전을 적당한 타협 거리로 만들고 싶어서 타협한 적도 별로 없다. 어떤 자리가 탐이 나서 기웃거려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에게 일할 기회를 우리 청주시민들과 당원들이 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도록 원칙 지켜가면서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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