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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배터리' 불 지핀 금양...시장 주도 가능할까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07.01 14:50 수정 2024.07.01 15:16

"핵심은 '양산 능력'에 있다"...금양, 아직 개발 단계

LG엔솔 ·삼성SDI, 올해 양산 준비 마쳐

금양은 내년 말에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

금양이 '2024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4695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완성차 모형 구동을 시연했다. ⓒ금양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차전지 업계가 기술 개발 및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새롭게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금양이 46시리즈 배터리 개발 성공에 한발 더 다가간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달 28일 개막한 '2024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 4695(지름 46㎜·95㎜) 원통형 배터리 제품을 탑재한 완성차 모형의 구동을 시연해 관심을 모았다. 금양은 앞서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최초 공개한 바 있다.


금양의 이번 공개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차세대 배터리로서 가장 현실적인 제품이 46시리즈 원통형이라는 점에서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보편적으로 쓰이는 2170(지름 21㎜·70㎜)대비 에너지 밀도가 5배 높고, 출력은 6배 높인 제품이다.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 또 원통형은 오래된 표준 기술인 만큼 새로운 생산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아 경제적이면서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BMW, 볼보,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들이 탑재를 공식화하거나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부산 모빌리티쇼의 금양 부스를 찾아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직접 확인했다.


시장에서도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SNE리서치는 4680 배터리 수요가 올해 10GWh(기가와트시)로 시작해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에는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체 배터리 수요의 1%에서 13%, 21%까지 확대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대규모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양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8월부터 양산되는 4680 배터리 제품들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7조 2000억원이 투입된 미국 애리조나 생산 시설에서도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라인을 충난 천안 공장에 구축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올해 중으로 양산 준비를 마치고 고객사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수요가 가시적인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하려면 양산능력을 빠르게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되는 분위기기 때문에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할 텐데, 핵심은 양산체계 구축이 어느정도 완료됐는지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금양이 기술 '개발'은 성공했어도 '양산' 단계에 돌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굵직한 기업들도 양산체계 구축에 오랜 시간과 재원을 투자했는데, 단기간,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금양이 양산 단계에 돌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양의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금양은 내년 말까지 최대 7000~8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금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5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금양은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짧은 시간내에 기술개발 성과를 낸 것은 인정하지만, 양산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면서 "양산 준비를 마친 뒤 적정 수율을 유지하면서 납품에 성공할지는 두고볼 얘기다. 이전과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양 측은 양산 준비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전하며 반박했다.


금양 관계자는 "우리는 내년 6월 공식적인 46시리즈 양산에 돌입한다. 기장 공장의 4개 라인 중 2개 라인을 46시리즈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7~8곳의 업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원통형은 선 제작, 후 납품이 가능해 계약 전에 최대한 46시리즈 양산체계를 구축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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