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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충당금만 7조 '코앞'…PF 평가 끝나면 또 '폭탄'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07.01 11:45
수정 2024.07.01 11:48

6조7418억으로 전분기比 6.8%↑

PF 사업성 평가로 충당금 확대될 듯

펀드 조성 등 부실채권 정리 '가속도'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이 7조원을 향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 차주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비용이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로 충당금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잔액은 총 6조7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보다 6.8% 증가한 수준이다.


충당금이란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금액이다.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순이익을 깎아 먹는다. 다만 대출금을 떼어 손해를 공제하고도 충당금의 잔액이 남으면 환입 처리해 잉여금으로 계산한다.


국내 저축은행의 충당금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업계 충당금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저축은행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2011년 말(7조3163억원) 이후 12년 만이다. 이후에도 고금리로 그 규모가 증가하며 3개월 만에 약 4300억원이 더 늘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의 충당금이 9756억원으로 같은 기간 4.3%가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6427억원으로 9.7% 늘었다. 다만 3위를 차지한 웰컴저축은행은 4451억원에서 4354억원으로 충당금이 2.2% 줄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저축은행(3274억원) ▲페퍼저축은행(3080억원) ▲상상인저축은행(2400억원)▲애큐온저축은행(2260억원) ▲다올저축은행(1680억원) ▲KB저축은행(1634억원) ▲신한저축은행(1606억원) 등이 충당금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 PF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의 충당금 압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PF '옥석가리기'를 위해 오는 5일까지 금융사로 하여금 PF사업성 평가서를 제출토록 했다. 사업성 평가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부동산 PF 충격으로 국내 저축은행이 최소 2조6000억원에서 최대 4조8000억원의 추가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 1조~3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권은 당장 2분기 실적부터 비상이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손실은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 해 순손실(5758억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나신평은 올해 저축은행이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들은 부실채권-사업장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F 부실을 자체 정리하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주도해 3분기 3차 매각을 진행한다. 중앙회는 지난달에도 2차 개인무담보·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매각을 1360억원 규모로 시행했다.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한 3차 PF 정상화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PF 정상화 펀드의 경우 지난 3월 330억원 규모로 1차 펀드 집행을 마쳤고, 이달에는 5000억원까지 확대해 2차 펀드 집행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PF사업장 재평가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돼서 상당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면서도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를 크게 늘려 대응 중인데, 충당금은 차후 환입도 가능해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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