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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의식 망각한 일탈 행동…결국은 제 살 깎아 먹기 [기자수첩-스포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06.29 07:00
수정 2024.06.29 09:44

야구 나균안, 피겨 이해인 프로의식 망각한 행동

안일한 판단, 무절제한 삶은 개인과 단체까지 피해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신 나균안. ⓒ 롯데 자이언츠

최근 종목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스포츠 스타들의 논란에 팬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프로 스포츠 선수는 해당 종목을 업(業)으로 삼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이들로 각자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프로 스포츠의 근간인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함이 마땅하다.


최근에는 프로 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졌고 선수들 또한 대중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준 공인’ ‘공적 인물’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즉, 높은 프로 의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언행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일부 선수들의 논란을 살펴보면 과연 ‘프로 의식’이 있는지 불분명할 때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프로야구 롯데 투수인 나균안이다. 나균안은 지난 25일 KIA전서 1.2이닝 7피안타 8실점의 최악투를 펼친 뒤 야유를 받으며 조기 강판됐다. 가뜩이나 불미스러운 사생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팬들은 경기 결과보다 등판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진 점을 꼬집었다.


프로 의식을 망각한 행위는 30경기 출장 정지 및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라는 롯데 구단의 자체 징계로 이어졌다. 당연히 이 일로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한 프로야구 전체 선수들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제2의 김연아로 불린 피겨 이해인도 마찬가지다. 이해인은 최근 국가대표 해외 전지훈련서 술을 마쳤고, 미성년인 남자 후배에게 성적 불쾌감을 준 행위로 선수 자격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해인의 해명이 곧바로 나왔고 재심을 청구했으나 태극마크를 달고 국민의 세금으로 파견된 전지훈련지서 술을 마신 행위는 변함이 없다. 이 또한 프로 의식이 결여된 행위다.


이해인은 국가대표 전지훈련지에서 술을 마셨다. ⓒ 뉴시스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 허웅은 전 여자친구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렸다. 현재 허웅은 피해자 입장에서 전 여자친구를 고소한 상황이나 두 차례나 임신중절 수술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리적인 문제가 관여된 상황이라 앞으로 허웅을 바라볼 팬들 입장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족들로 인해 구설에 오르는 경우도 발생했다. 골프 전설 박세리는 부친의 부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결국 고소에 이르렀고 기자회견장서 눈물을 흘렸다. 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부친과 형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축구 아카데미서 유소년 선수에 대한 아동 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부친 손웅정 씨는 자신의 지도 방식에 대해 사과했다.


선수 본인의 잘못은 아니나 유명 선수의 가족이라는 점에서 선수 못지않은 자기 관리가 필요했기에 이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쪽은 아무래도 명예를 지닌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을 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활동하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 각자 다른 무게의 왕관을 쓰려면 그만큼의 책임감, 즉 프로의식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이제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공인 못지않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대다. 안일한 판단과 무절제한 삶은 본인뿐만 아니라 해당 종목 및 단체 모두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보다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할 때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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