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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공중폭발한 날…군, 7년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06.27 04:00 수정 2024.06.27 04:00

南은 서해서 北은 동해서 군사행동

美 겨냥 미사일 불발로 체면 구긴 北

군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후

처음으로 서북도서 해상사격 실시"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천무 사격을 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에서 공중폭발한 날, 우리 군은 6년 10개월 만에 서북도서에서 해상사격을 실시했다. 동·서해에서 남북이 각각 군사행동을 벌였지만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해병대사령부는 26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이하 서방사)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이날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서방사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다. 6여단 및 연평부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각각 주둔하고 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K9 사격을 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이번 훈련은 지난 4일 윤석열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효력정지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평가된다.


해병대는 "이번 훈련은 최근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미사일 발사 등 북한 도발로 인해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부 정지되고 시행되는 첫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서북도서에서 정례적으로 실시돼 온 해상사격훈련은 지난 2017년 8월 마지막 훈련 이후 군사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지난 2018년 9월 체결된 군사합의에는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사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우리 군은 서북도서에 배치된 인력과 K9 자주포 등을 육지로 옮겨 사격훈련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각종 도발에 맞대응해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결정한 윤 정부가 현지 훈련 복원에 나선 만큼, 향후 우리 군 대비태세가 강화될 전망이다.


해병대는 "해상사격훈련 간 서북도서 부대들은 군사대비태세를 격상하고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K-9, 천무, 스파이크 등의 전력을 운용해 가상의 적에 대해 총 290여 발의 사격을 진행했다"며 "적이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스파이크 사격을 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무엇보다 해병대는 이번 훈련이 정전협정 규정을 준수해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국제참관단이 참관한 것은 물론, 사전 항행경보를 발령하는 등 정상적 절차에 따라 훈련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해병대는 "주민 안전을 위해 사격 전 안전문자 발송, 사격 당일 안내방송 실시 및 주민대피 안내조 배치 등 대국민 안전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사는 오늘 훈련 이후에도 정례적인 해상사격훈련으로 해병대 화력운용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의 완전성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제6여단 포병대대장 정구영 중령(해사 59기)은 "해병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적과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며 "적이 도발하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이 공중폭발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30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미 정보당국에서 추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1발로 250㎞를 비행하다 해상에서 폭발했다. 군 관계자는 "정밀 분석을 해봐야 한다"면서도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극초음속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2일 '시험발사 성공'을 과시했던 '화성-16나' 관련 시험을 거듭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이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1월과 4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믿음성을 검증했다고 발표했으니 조금 더 발전된 뭔가를 시험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중폭발에 앞서 대량의 연기가 발생한 만큼, 엔진 결함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미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에 입항했던 미국 항공모함 루즈벨트함이 이날 한미일 훈련 참석차 출항한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 역량을 과시하려 했지만,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자체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의해 (도발)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도 "지금 부산에 배(루즈벨트함)가 있고, 이번 한 주에 훈련도 많이 했다. 그런 것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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