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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현 사태는 복지부 책임" vs 정부 "의대증원 필요성 충분해"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6.26 16:42 수정 2024.06.26 17:20

임현택 의협 회장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의료체계 손댄 복지부가 책임져야"

복지부 "서울 아닌 지역에서는 의사 부족 현상 심각…증원 필요성 충분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이 국회에서의 공방전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은 현 의료공백 사태가 의대 정원을 늘린 보건복지부의 탓이라고 지적했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문제 해결을 위한 증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의정 양측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날선 설전을 벌였다.


임 회장은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데, 의사단체 수장으로서 국민께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현 (의료 공백) 사태는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손댄) 복지부 차관과 공무원들이 만든 것"이라면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임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의대생 수가 100명 이상 증원되면 교수 수나 교육병원의 규모가 미흡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교수 수나 교육 병원 규모가 (증원 규모에) 상응하게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이나 인원 등 교육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증원은 의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반면 정부는 의대 증원이 무리한 것이 아니며 충분한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우리나라 의료가 그간 성과가 좋았지만, 최근 들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더 심각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 증원을 포함해 의료개혁 4대 과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왼쪽)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의사 증원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대책을 통해 필수의료 과목들이 제대로 진료할 여건을 만들 수 있는 내용을 정책에 포함했다"며 "정당한 보상을 위해 수가 보상 체계를 바꾸고, (의사들이) 사법 리스크를 가장 어려워하기 때문에 그런 보호장치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 증원을 포함하는 인력 양성을 통해 꼭 필요한 지역과 과목에 의사들이 지원하고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 개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도 의사단체의 휴진을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반대 때문에 진료를 거절한 것이 정당한 사유라고 보느냐"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의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진료 거절) 사안이 명백한 건 조사도 했고, 사법당국에 고소도 했다"며 "의사 증원에 관해 의료계에서 집단행동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집단행동을 예견했고 비상진료대책을 준비했으나 피해가 있었다. 환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의료계와의 대화 등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연합뉴스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질의도 연이어 나왔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사태 단초가 (정부가) 2000명을 증원해서 시작됐다고 보기는 하지만, 환자를 상대로 의료계가 파업을 한다는 건 우려스럽다"며 해외의 경우, 우리 지구상에 의사가 무기한 파업을 하는 경우가 있냐"고 임 회장에게 물었다.


이에 임 회장은 "복지부가 해외에서는 사례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파업은 의사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소 의원은 "세계의사협회에서 나온 것도 봤는데, 파업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영국 같은 경우는 올해 6일간 파업을 했는데 그게 최장기간이었고, 스페인 같은 경우도 2012년에 5주에 걸쳐서 파업한 경우가 있다"면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일단 병원부터 열고 나서 뭔가 협의를 시작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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