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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휴업’ 중기특화 증권사, 사업 확장 채비…벤처투자 ‘빛’볼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6.26 07:00 수정 2024.06.26 07:00

중소·벤처 모험자본 공급 역할...위험 부담 대비 혜택은 ‘미미’

크라우드펀딩 중개 IBK證 유일...실효성 논란에 인센티브 확대

전담 조직 출범·기업 네트워크 다져 사업모델 발굴 노력 지속

ⓒ픽사베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제도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증권사들이 다시 한번 사업 확장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벤처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업금융(IB)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기특화 증권사들이 관련 전담 조직을 출범하고 중소·벤처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다지는 등 모험 자본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5기 중기특화 금융투자회사를 지정해 발표했는데 IBK투자증권·SK증권·유진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DS투자증권 등 기존 5개사와 함께 한화투자증권·DB금융투자·BNK투자증권 등 3개사가 신규로 추가됐다.


중기 특화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지원과 금융 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6년부터 운용 중인 제도다. 금융위는 이들의 금융 지원 실적과 외부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2년마다 새 기수를 뽑는다.


이에 선정된 증권사들은 코넥스시장 지정 자문인, 중소·벤처기업 기업공개(IPO), 유상증자·채권발행 지원, 인수합병(M&A) 자문, 증권의 장외거래 중개, 직접투자·출자, 중소·벤처기업 지원펀드 운용, 크라우드펀딩(온라인소액투자중개) 중개 및 투자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중기 특화 증권사가 유명무실한 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성과 측면에선 IBK투자증권 1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포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올 들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가 중개를 맡은 거래는 지난달 IBK투자증권이 진행한 1건(긴꿈의 크라우드펀딩)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역시 IBK투자증권이 맡은 1건(유브이글로비스)가 유일했다.


이는 중소·벤처 투자로 인한 위험 부담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업계의 불만에 금융당국도 지원 필요성을 느끼고 이번 5기 증권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추가 확대했다. 증권사 대출 담보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기존보다 늘리기로 했고 산업은행·성장금융을 통해선 전용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당국의 지속적인 지원 확대를 기대하며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기 연속 지정되면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IBK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일성아이에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동산금융과 IB, 자금운용·조달 사모펀드 및 신기술투자조합 결성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3월 서정학 대표 취임 이후 무궁화금융그룹·웰컴저축은행·오케이캐피탈·인베스터유나이티드·삼양라운드스퀘어·호반그룹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시너지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 중기 특화 증권사로 새로 합류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일 기획관리실 산하에 중소기업 전담 조직인 중소기업(SME) 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기업 성장 단계별로 자금 조달과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관련 기관들과 함께 중소·벤처기업 지원 목적의 펀드 조성과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인수에도 적극 참여해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 특화 증권사만의 차별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소·벤처기업 IB 사업도 자본력이 있는 대형사들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은 현재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추가 인센티브 부여 등을 기대하면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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