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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소장하고 감상까지 하세요”…가요계, 음악 소비 형태도 ‘역주행’할까 [D:가요 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4.06.25 11:39
수정 2024.06.25 11:39

“무형적 가치의 음악을 실물로 소유하고, 더 나아가 감상까지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그룹인 에스파의 첫 정규 앨범 ‘아마겟돈’을 내놓으면서 한 말이다. 지난달 27일 발매된 이 앨범은 기존 CD와 포토북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음반 형태에서 벗어나 CD플레이어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무려 14만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반응은 폭발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

지난달 1,2차 예약 판매 물량은 오픈 1시간 만에 동났고, 재판매 요구가 이어지면서 지난 10일 3차 예약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곧바로 품절됐다. 에스파 멤버들조차도 “나도 갖고 싶은데 못 구했다”는 이 패키지는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어 판매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에스파 팬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에스파 앨범 발매 이후 CD플레이어 구매 열풍이 옮겨붙었다는 점이다. 해당 CD플레이어는 음향 기기 전문 회사 아이리버가 제조했는데, 과거의 CD플레이어 형태를 띄고 있지만 블루투스 기능으로 무선 이어폰이나 외부 스피커와도 연동되고, USB C타입 케이블 충전도 가능해 실용성까지 높인 결과다.


실제로 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 측은 지난달 20~26일 CD플레이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주 대비 무려 430% 증가했다고 밝혔다. ‘CD플레이어’ 키워드 검색량도 300% 증가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음악을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시대다. 지난해 케이팝 음반 판매량이 1억장(써클차트 기준)이 팔려나갔지만, 이는 음반과 함께 묶여 제공되는 이벤트 응모권이나 포토북 등을 소유하고 내 가수의 ‘판매량’을 높여주려는 팬덤의 구매력에 의한 수치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음반의 가장 중요한 ‘CD’가 버려지는 신세가 되면서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도 얻게 됐다.


그런 면에서 에스파의 CD플레이어 패키지는 가요계의 앨범 무용론에 대한 돌파구이자, 동시에 ‘뉴트로’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 그리고 실제 CD플레이어를 사용했던 기성세대의 추억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에스파가 불러온 CD플레이어 열풍을 기점으로 실용성을 겸비한 LP플레이어,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등이 연이어 등장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룹 (여자)아이들도 내달 8일 발매하는 미니 7집 ‘아이 스웨이’(I SWAY) 스페셜 버전을 카세트테이프로 제작한다. 이는 복고 콘셉트에 의한 소장용 아이템으로 제작되지만, 팬들 사이에선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제작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의 음악이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것처럼,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도 시대를 역주행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젊은 층에서 블루투스로 기기와 연결되는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다가 과거에 사용하던 선이 있는 이어폰을 ‘힙’하다고 여기며 다시 사용하기 시작한 것처럼, 음악을 즐기는 방식에 있어서도 휴대성, 편의성이 개선된 CD플레이어, 카세트플레이어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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